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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 대를 잇는 북 인프라 건설 숙원...'준비된 대북 경협주' 이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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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유일 ‘남북교류협력위원회’ 참여, 지난 10일 1차 위원회 개최
창업주 고 전긍렬 회장, “北 인프라 사업, 사재 털어서라도 추진”
장남 전경수 부회장 “평생 숙원은 北 인프라 건설하는 것”

다음달 12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국내 증시에서 남북 경제협력 테마가 확산일로다. 기존 건설·시멘트·철도 관련주가 가파른 주가 상승 이후 숨고르기에 나선 가운데 숨겨졌던 수혜주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 1966년 설립한 유신이 경제협력 확대시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창업주인 고(故) 전긍렬 유신 회장의 뒤를 이을 전경수 유신 부회장의 숙원 사업이 북한 인프라 건설이었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남북경협 참여 기대가 커지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신 주가는 지난 10일과 11일 이틀 동안 50.5% 상승했다. 국내 엔지니어링 업계 선두업체인 유신 주가가 최근 가파르게 상승한 이유는 남북 경제협력에 따른 수혜 기대감이 작용했다.

유신은 철도, 공항, 교량, 항만 등 교통시설분야와 수공분야, 도시계획 분야에서 52년 동안 사회기반시설의 타당성 조사와 설계업무 및 감리업무를 수행했다. 유신 창업주인 전긍렬 회장은 한국 토목역사의 산증인이자 1세대 엔지니어다. 평북 정주군 출신으로 평양고보와 서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했다. 교통부 철도건설국, 철도청에서 공직생활을 한 뒤 1966년 유신을 창업, 국내 제일의 엔지니어링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6·25전쟁으로 파괴된 한강철교 복구공사를 비롯해 경부고속도로와 인천국제공항 등 대형 국책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전긍렬 회장의 장남인 전경수 유신 부회장은 서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대학에서 토목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2년부터 서울대 교수로 재직했다. 국토연구원 초빙 연구위원, 대한토목학회장, 세계교통학회(WCTRS) 이사, 동아시아교통학회장, ITS(지능형교통시스템) 세계대회 이사회 의장 등을 맡았다. 그는 과거 대한토목학회장 시절 “회사 경영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사실 내 평생의 숙원은 우리(한국)가 북한에 인프라를 건설하는 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유신은 고 전긍렬 회장이 평소 사재를 투입해서라도 북한 인프라 건설에 나서야 한다는 유지를 이행하기 위한 방안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뒷받침 하듯 유신은 ‘남북교류협력위원회’에도 참여하고 있다. 상장사 중 유일하다. 앞서 한국엔지니어링협회는 유신, 동명기술공단, 건설산업연구원, 남북물류포럼 등 엔지니어링업계와 학계 대북전문가 11명를 초청해 지난 10일 제1차 남북교류협력위원회를 개최했다. 회의는 지난 4.27 정상회담과 다가오는 북미정상회담을 기점으로 활성화될 남북SOC협력을 위해 마련됐다.

위원회는 대북개발을 위해 엔지니어링사가 타당성조사, 기본설계를 수행해야 한다면서 턱없이 부족한 북한 SOC 자료를 교류를 통해 확보하고, 주요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 입장을 모았다. 이날 거론된 북한 SOC 주요부서는 건설성, 철도성, 국가건설감독성이 꼽혔다. 대북개발 방법론을 위한 대북 로드맵 마련도 제시됐다. 우선 산업부, 국토부 차원에서 대북개발 법 개정을 추진하고, 독일, 중국, 러시아와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석유와 희토류 등 북한내 자원을 개발하기 위한 북한 교통망 확충 필요성, 인천공항을 허브로 한 물류네트워크 구축과 삼지연공항 건설 타당성도 논의됐다.

유신은 지난 1966년 창립한 이래 경부선 및 호남선 등 9개 간선철도의 복선전철화 등 개량사업과 수도권의 기존선 복선전철화사업, 경의선 및 동해선의 남북철도 연결사업에 참여했다. 2004년 개통한 경부고속철도에서는 기술조사를 비롯하여 설계 및 공사감리 등 전 과정을 수행했다. ‘21세기 국가철도망 구축 기본계획’ 수립과제를 비롯해 동해선, 신안산선 등 철도신설 및 개량사업에 대한 기본계획, 중앙선 도담~영천 복선전철 기본계획으로 철도의 기본 축을 구축하는 등 친환경 교통수단인 철도기술의 현대화에 노력하고 있다.

철도뿐만 아니라 교통시설 분야에서도 굵직한 사업에는 모두 참가했다. 1967년 국가기간산업의 요체라 할 수 있는 경부고속도로와 1970년대 아시아개발은행(ADB) 및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도로설계에 참여했고, 국내 최초로 ‘여수~순천간 도로확장 및 개량공사’ 타당성조사와 ‘ADB 차관도로 개량사업’의 실시설계를 수행했다.

철도와 도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경제 개발에 나섰을 때 가장 먼저 투자에 나설 인프라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준 북한 고속도로 길이는 774km로 한국 4438km대비 17.4%에 불과하다.
향후 북한이 한국 30% 수준의 고속도로 건설을 한다고 가정하면 약 35조원의 투자가 필요하다. 또한 노후화된 철도와 신규 지하철, 항만 투자가 이어지면 인프라 투자는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인프라 투자뿐만 아니라 도시개발 투자도 증가할 것”이라며 “북한은 경제개발 목적으로 도시개발을 적극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thica@fnnews.com 남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