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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2 北美 세기의 담판' 카운트다운] 태영호 前공사 "김정은의 비핵화는 주한미군 철수 의미"

태영호 前공사, 책 출간.. "北 결코 핵포기 안할 것"

['6.12 北美 세기의 담판' 카운트다운] 태영호 前공사 "김정은의 비핵화는 주한미군 철수 의미"


4·27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 정상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포괄적 합의 이후 6·12 북·미 정상회담에서 통큰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 같은 훈풍 모드에도 결국 북한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 제기돼 주목된다.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사진)는 14일 펴낸 자신의 저서 '3층 서기실의 암호-태영호 증언'에서 "이번 4·27 판문점 합의문은 한반도 비핵화를 택했다. 이는 북한이 줄기차게 주장해온 것으로 결국 주한미군을 몰아내겠다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김정은은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의 한반도 비핵화 주장이 주한미군 철수를 의미하는 증거로 지난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 이후 중국이 강하게 경고한 당시 상황을 들었다.

리자오싱 중국 외교부장이 중국 선양에서 비밀리에 강석주 북한 외무성 1부장을 만난 자리에서 "조선은 이번에 핵실험이라는 넘지 말아야 할 산을 넘었다"며 "핵으로는 조선의 체제를 지킬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에 강 부장은 "조선반도 비핵화는 미국에 핵 불사용 담보를 받아낼 때만 가능하다"며 맞받아쳤다. 그는 "조선반도 비핵화란 남조선까지 포함한 전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뜻한다"며 "미국은 조선반도에서 핵전쟁 훈련을 계속하고 있고, 언제라도 핵무기를 끌어들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선반도는 결코 비핵화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북한 핵으로 미국 핵을 몰아내고 미국에 핵 불사용 담보를 받아낼 때만 비핵화가 가능하다며 중국이 조선과 미국의 관계를 중재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전언이다. 결국 북한 측은 미국의 핵우산 등 전략자산이 한반도에서 사라져야 비핵화가 가능하다는 전제를 단 셈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태 전 공사의 언급에 대해 "북한이 핵무기 이전 등을 웃도는 체제보장과 경제협력 등을 받아내지 않으면 비핵화하기 어렵다"며 "지금과 그 당시의 상황이 많이 바뀐 만큼 지도자들의 생각도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싱가포르로 향할지 그 누가 예상한 사람이 있었나. 그만큼 지도자들의 생각이 많이 바뀌었고 상황도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완성되지 않은 핵으로 거래하기보다 완성된 핵으로 거래하는 게 오히려 여러가지 카드를 활용할 수 있다"며 "현재 북한의 경제발전에 대한 목마름과 미국의 비핵화 의지가 타이밍이 맞았다"고 분석했다.

태 전 공사는 저서에서 북한 외교관으로서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의 대외정책 기조와 북한의 내부모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발언과 일화 등을 열거했다.

이 밖에 태 전 공사는 김정은 위원장의 성격에 대해 "대단히 급하고 즉흥적이며 거칠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김 위원장이 개성공단의 역할에 대해 "개성 시민에 대한 자연스러운 통제와 관리가 용이해졌다. 다른 지역은 장마당 때문에 주민 통제가 얼마나 힘들어졌나"라며 "시민 5만명이 매일 한곳에 모여 일하고 퇴근하는데 따로 무슨 관리가 필요한가. 총체적으로 우리가 훨씬 이익이다. 개성공단 같은 곳을 14개 더 만들라"고 했다고 전했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