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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2 北美 세기의 담판' 카운트다운] "北 ‘풍계리 폭파’는 완전한 비핵화 의지 보여준 것"

文대통령, 긍정적 해석 "북미 회담 성공 위한 초기 조치 성실히 이행"

['6.12 北美 세기의 담판' 카운트다운] "北 ‘풍계리 폭파’는 완전한 비핵화 의지 보여준 것"

"김정은 위원장, 하나하나 성실하게 이행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잇따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평가하는 긍정적 발언들을 내놓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북.미 정상회담 중재자로서 북.미 양 정상을 독려하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는 남북정상회담 성과를 놓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功)이라고 강조해 온 맥락과 다르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북.미 담판이 아직 개시되지 않은 데다 앞으로 수년간 진행될 북핵협상 초입 단계에서 김 위원장에 대한 문 대통령의 직접적 발언이 자칫 회담 경과에 따라 정권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문 대통령은 14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비서관.보좌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폐기계획(이달 23~25일 중 시행)과 관련,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초기 조치로, 비핵화가 시작됐다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이를 포함해 3가지 의미를 부여했다.

두번째는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상당한 성의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고 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 간의 시간 통일에 이어 남북정상회담 때 제게 약속했던 사항들을 하나하나 성실하게 이행하고 있다는 점도 높이 평가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울러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국제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한 것을 높이 평가하고 환영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을 성공하게 하려는 준비가 양국 간에 잘 진행되고 있다"며 "전 세계가 한마음으로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바라고 있고,우리 정부도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이 문제는) 우리 한반도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하는 일"이라며 "지방선거의 유불리를 초월하는 일이다. 우리 정치권도 부디 이 문제만큼은 한마음이 되는 정치를 국민들께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받은 인상을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달 초 방일 직전 일본 요미우리신문과의 서면인터뷰에선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과 마음을 터놓고 대화했으며 완전한 비핵화와 핵 없는 한반도 실현 의지를 직접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9일 한.중.일 정상회담에선 "오랜 시간 진솔한 대화를 통해 김 위원장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거듭 확인할 수 있었다"며 "특히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의 폐기를 국제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힌 것은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한 의지를 잘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남북정상회담 공 돌리기와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회담 성사를 위한 중재외교의 일환이라는 것.

다만 이런 분위기로 인해 청와대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행사에 언론인 외에 전문가를 초청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별도의 논평을 내지 않고 있는 건 아쉬운 대목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는 백악관 측이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국제전문가들에 의한 충분한 사찰.검증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과 대비된다.


한편 청와대는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핫라인(직통전화)' 통화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는 데 대해 "때가 되면 할 것"이라며 시기와 이유에 대해 말을 아꼈다. 첫 통화의 상징성을 고려, 시기와 의제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다음주 22일 한.미 정상회담 직전과 직후 정도가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