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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주주에 불리? 분할합병땐 주식가치 17% 올라

美 ISS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안 반대표 행사" 권고.. 현대차 "심각한 오류 있어" 반박
"순환출자 자발적 해소 등 긍정적 평가는 배제.. 국내법 이해도 부족"
캐스팅보트는 국민연금

현대차그룹이 16일 미국 의결권 자문사인 ISS 의견에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전날 ISS는 오는 29일 열릴 예정인 현대모비스 주주총회에서 현대글로비스와 분할.합병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해달라고 주주들에게 권고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ISS의 반대 권고에 심각한 오류가 있고, 시장을 호도하고 있다는 유감 입장을 밝혔다. 특히 ISS가 해외 자문사로서 순환출자 및 일감몰아주기 규제, 자본시장법 등 국내 법규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그룹 'ISS 국내법 이해 부족'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 개편이 현대모비스 주주에게 불리하다는 ISS 주장을 일축했다. 오히려 이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최근 주가로 계산해도 이익이다. 분할합병 비율 1대 0.61에 따라 현대모비스 주식 100주를 보유한 경우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주식을 각각 79주, 61주 받게 된다. ISS가 보고서를 내놓은 지난 15일 종가 기준으로 현대모비스 100주는 2385만원이다. 분할합병 비율을 적용하면 총 주식가치는 2808만원으로 400만원(17.7%) 이상 늘어난다.

ISS가 수량화된 정보 없이 사업의 타당성을 부정한 것도 문제점으로 제기했다. 분할합병 이후 현대모비스는 커넥티비티, 자율주행 등 미래기술 확보로 지속적 성장성을 갖추게 되고 현대글로비스는 시너지 및 비용절감을 통해 공급망관리(SCM) 전문기업으로 거듭난다. 이에 따라 양사 분할합병을 통한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필수불가결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분할합병 비율은 엄격한 자본시장법 등 국내 법에 따라 공정하게 산출했다고 밝혔다. 평가방식은 법령상 요건을 모두 충족하고 있고, 합병가치 비율은 양사의 이익창출능력 및 현금창출능력 비율과 유사하게 산정했다는 것. 정부 당국이 전혀 문제 제기를 하고 있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순환출자 및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선제적·자발적으로 해소하고, 대주주가 1조원 이상 세금을 부담하는 등 사회적 책임에 적극 부응하는 것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배제된 것도 객관성이 결여된 배경으로 꼽았다.

■캐스팅보트 쥔 '국민연금' 선택에 관심 집중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엘리엇, ISS 등 복병들이 등장하면서 시장의 이목은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으로 향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은 9.82%로 2대주주다. 현대차그룹은 기아차 16.88%, 정몽구 회장 6.96%, 현대제철 5.66%, 현대글로비스 0.67% 등 총 30.17%의 현대모비스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우군으로 나서면 엘리엇 진영과 표대결에서 승리를 거둘 가능성이 높아진다.
국민연금 의견은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의사결정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엘리엇은 현대모비스 지분을 1%가량 보유한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초 매수해 보유기간도 6개월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