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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회담 D-2]靑 "수험생의 심정"...文대통령 '합류 지점'은 언제?

[북미회담 D-2]靑 "수험생의 심정"...文대통령 '합류 지점'은 언제?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10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로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도하는 심정이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마음으로 싱가포르만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험생이 발표를 기다리는 심정이다."
6.12 북·미 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10일 청와대에선 이런 반응들이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싱가포르로 합류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회담의 관찰자로서 청와대의 긴장감은 더해가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북·미 정상들이 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에 도착하자 "기도하는 마음으로 지켜보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싱가포르에 갈 가능성에 대해 "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은 북·미 정상회담의 우리 측 정부합동지원단으로 싱가포르로 출국하며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많은 분이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오늘 이 단계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며 "수험생이 발표를 기다리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북·미 정상이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대해 어느선까지 진도를 나가느냐는 초미의 관심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아베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종전선언과 관련 "우리는 한국전쟁 종전 합의에 서명할 수 있다"며 그것은 첫번째 조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북·미가 한국을 배제한 채 종전선언을 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 다만, 이번 회담이 만 하루짜리 회담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종전선언까지 내달리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싱가포르 회담 이후, 문 대통령의 회담 합류 지점은 불투명한 상태다. 지금까지는 중재자였지만 평화체제 구축 문제부터는 당사자로 회담에 참여해야 한다. 청와대가 북·미간 첫 담판 이후 그려질 상황에 대해 예의주시하는 이유다. 문 대통령 역시 주말과 휴일 내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싱가포르 이동 상황을 비롯한 북미정상회담 준비 과정을 꼼꼼하게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서울시청에서 열린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 가지 않고,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을 통해 기념사를 대독하게 했던 것도 북·미 정상회담에 모든 신경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북.미 정상의 합의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정부 차원에서 수행·지원해야 할 과제들을 점검하기 위해 오는 15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로 판문점선언이행추진위원회 전체회의를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남관표 차장은 북·미 정상회담 직후, 싱가포르 현지에 우리 측이 마련한 코리아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회담 결과에 대한 한국정부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한국정부가 이번 회담에 대해 '지분'이 있음을 직·간접적으로 확인하고, 후속 회담에서 한국의 참여와 관련한 발언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