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

[fn사설] 포스코 새 회장 선출, 밖에서 흔들지 마라

공정한 내부절차 진행중.. 자율에 맡기는 게 최상책

포스코 새 회장 후보가 11명으로 좁혀졌다. 최고경영자(CEO) 승계 카운슬은 12일 외부에서 6명, 내부에서 5명을 골랐다. 카운슬은 다음 회의에서 후보를 5명으로 더 줄일 계획이다. 이어 CEO후보추천위원회가 심층면접을 통해 후보를 두 명으로 압축한다. 그런 다음 이사회 의결과 주주총회를 거쳐 새 회장이 취임한다.

포스코는 공정한 회장 선출 절차를 밟고 있다. 승계 카운슬은 사외이사 5인으로 짜였다. 지난 4월 중순 권오준 회장이 사퇴 뜻을 밝힌 뒤 카운슬은 즉시 가동에 들어갔다. 카운슬은 포스코 주주사 30여곳에 회장 후보를 추천해달라고 요청했다. 포스코 퇴직임원 모임인 중우회를 만나 의견을 들었고, 직원 대의기구인 노경협의회와도 대화를 나눴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을 벤치마킹한 포스코의 회장 선임 절차는 민간기업 가운데 가장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제는 공정성을 해치는 외부 간섭이다. 포스코는 13일 "일부 언론에서 정치권 연관설, 특정 후보 내정 혹은 배제설 등 사실과 다른 내용을 무분별하게 보도하는 경향이 있다"며 "추측 보도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미 청와대 관계자 연루설, 후보 간 음해설이 돌았다. 안 될 말이다. 먼저 승계 카운슬에 당부한다. 외부에서 어떤 말이 나와도 중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카운슬은 차기 회장의 조건으로 '포스코의 향후 100년을 이끌 혁신적인 리더십'을 꼽았다. 오로지 이 원칙만 따르면 된다. 괜한 오해를 사지 않도록 절차를 더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도 좋다.

후보들에게 당부한다. 오로지 실력으로 승부하라. 낙하산은 생각조차 마라. 그래야 생명력이 길다. 포스코 회장 자리는 정권 따라 수난의 연속이다. 이 질긴 악순환의 고리를 이번엔 끊어야 한다. 포스코는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민영화된 지도 18년째다. 외국인 지분율은 절반을 넘는다. 선진국을 보면 유능한 기업 CEO는 10년, 20년씩 장수한다. 이제 포스코도 그런 CEO를 가질 때가 됐다.

정치권에 당부한다. 포스코 새 회장을 뽑는 일은 포스코에 맡겨라. 누가 뒤에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의혹조차 나와선 안 된다. 다행히 카운슬은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밖에서 간섭만 하지 않으면 된다. 오이밭에선 신을 고쳐 신지 말라고 했다. 권력과 정치권이 공개적으로 불개입을 선언할 것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