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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 전쟁 재발..한국 경제 '대외 리스크'로 작용할 듯

미·중 무역 전쟁 재발..한국 경제 '대외 리스크'로 작용할 듯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다시 시작됐다. 사진=연합뉴스
'무역 최강국'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재발했다.

16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미국은 다음달 6일부터 500억 달러(약 55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관세 부과를 강행하기로 했다. 340억 달러(약 37조원) 규모의 중국산 재화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160억 달러 규모에 대해선 여론 수렴을 거쳐 관세 부과를 확정하기로 했다. 실제 이 조치가 시행되면 항공우주, 정보통신, 로봇공학, 신소재, 자동차 등 중국산 수출품 가격이 크게 올라 수출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중국도 즉각 동일한 수준의 반격에 나섰다. 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 중 농산품, 자동차, 수산물을 포함한 품목 340억 달러 상당에 대해 다음 달 6일부터 25%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화학 공업품, 의료설비, 에너지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여부는 추후 결정할 계획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재발함에 따라 한국 경제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대외적으로 일부 신흥국 경제 지표가 악화되고 있고 미국의 금리 인상과 유럽연합(EU)의 제로금리 연장으로 국제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또 산유국 회동을 앞두고 국제유가가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무역전쟁 이슈까지 더해진 것이다. 특히 대내적으로 소비 및 투자 지표가 둔화되고 고용침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대외 악재가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의 대미 수출길이 막히면 한국의 대중수출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추산에 따르면 미국이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면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은 282억6000만달러(31조원) 감소한다.

이 수치는 지난해 기준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 1421억2000만달러의 19.9%, 지난해 기준 총수출액 5736억9000만달러의 4.9%에 달하는 규모다. 한국은 특히 전기장비와 IT, 유화산업이 큰 피해를 볼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이달 들어 한국의 1~10일 수출액은 124억 달러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2.0% 증가했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지난해 10대 수출국 가운데 1위를 기록했던 한국의 수출증가율은 올해 1분기 8위로 떨어졌다.
수출 규모 순위도 작년 6위에서 올해 1분기 7위로 주저 앉았다.

한국경제의 내수증가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수출 악재까지 겹치면 한국경제 전반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한국 수출품 중 중국을 거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중간재 수출에 타격이 클 것"이라며 "소비경기가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수출마저 타격을 받으면 전반적인 경기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