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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멈추면 세상도 멈춘다".. 여성소비총파업 추진

"우리가 멈추면 세상도 멈춘다".. 여성소비총파업 추진

최근 '홍익대 누드모델 몰카 사건'에 대한 경찰의 성차별 편파 수파를 비판하는 여성들의 대규모 집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또 다른 형태의 여성 운동이 추진된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7월 1일을 시작으로 매월 첫 번째 일요일마다 여성들이 최대한 소비를 하지 않는 '여성소비총파업'이 논의되고 있다.

여성소비총파업은 주 소비자 층을 담당하는 여성이 정해진 날짜에 맞춰 소비 행동을 파업함으로써 여성 소비자의 영향력과 중요성을 명확히 드러낸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여성 혐오를 조장하는 광고를 선보인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 성격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가 여성들은 매월 첫째주 일요일마다 문화생활, 외식, 쇼핑 등 모든 면에서 소비와 지출을 중단한다. 이날 오후 9시에는 해시태그와 여성소비총파업 주최 측의 전구 이미지를 게시하면서 10분간 전력 소등과 SNS 중단으로 연대를 확인한다. '소비등 끄기' 퍼포먼스는 정전을 통해 여성의 경제적 힘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전략이다.

이들은 "우리가 멈추면 세상도 멈춘다", "노동의 주체는 소비의 주체, 우리는 주제다", "소비는 여자가, 결정은 남자가?", "핑크택스에 우리의 소비는 없다", "우리의 소비는 핑크빛이 아니다" 등의 문구를 선보인다. 핑크택스란 여성용 제품에 더 비싼 가격이 매겨진 것으로,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지불해야 하는 웃돈을 말한다.

또한 주최 측은 매월 첫째주 토요일에는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38적금'을 제안했다. 세계 여성의 날인 3월 8일을 기념해 3800원, 3만8000원 등 38로 시작하는 금액을 적금으로 넣자는 것이다. 여성운동인 만큼 여성 채용, 여성 임원 비율이 높은 은행에 적금 계좌 개설을 추천하고 있다.

여성소비총파업은 1975년 아이슬란드 여성총파업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는 것이 주최 측의 설명이다. 당시 아이슬란드 여성들은 40%가 넘는 성별 임금 격차에 반발해 파업을 통해 여성이 일손을 놓으며 사회가 마비된다는 점을 일깨웠고 아이슬란드는 올해부터 동일노동 동일임금제를 도입하게 됐다. 당장 아이슬란드만큼의 변화를 이끌어내긴 쉽지 않지만 우리 사회에 여성들의 목소리를 전하겠다는 게 여성소비총파업 주최 측의 의도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