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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32번째 앨범, 플래티넘 달성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32번째 앨범, 플래티넘 달성

거장의 이름은 역시 빛났다.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가 지난 2016년 10월 발매한 32번째 앨범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가 최근 플래티넘을 달성했다.

정경화의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 앨범은 2016년 10월 발매 후 약 1년 반 만에 음반 매출 1억 4000만원을 넘기며 플래티넘을 기록했다.

음반 시장이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통 클래식 음반으로는 보기 드문 성과다. 국내에서 플래티넘의 기준은 앨범 판매 1만장 이상 또는 앨범과 디지털 음원 수익을 합산해 1억4000만원을 넘겨야한다.

정경화의 이 앨범은 2016년 발매 직후부터 현재까지 꾸준한 인기를 끈 음반이다. 각 음반사이트 클래식 차트에 한결같이 상위권에 랭크되어왔는데, 한정반으로 발매된 LP반 또한 클래식 전문가 및 마니아 층으로부터 '최상의 연주와 최고의 음질'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일명 '없어서 못 구하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정경화의 디지털 음원은 음반 발매 후 3개월 후에 발매됐는데, 역시 클래식 팬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정경화의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 앨범은 2008년 워너클래식이 EMI과 합병한 뒤 처음으로 달성한 클래식 플래티넘 음반이다.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는 그간 발매한 음반들이 수없이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며 한국 클래식 역사를 써나간 인물이지만, 특히 이번 플래티넘 디스크는 그에게 더 큰 의미가 있다. 그에게는 평생의 숙원이었기 때문이다. 정경화는 1974년 데카 레이블에서 바흐 바이올린 파르티타 2번과 소나타 3번을 녹음한 바 있지만, 전곡 녹음은 음악적으로 더욱 성장하고 난 다음을 기약했다. 그러나 2005년 갑작스러운 손 부상으로 잠정 은퇴를 선택하자, 전곡 녹음의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해졌다. 정경화는 부상 중에도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 악보를 끊임없이 탐구하며 포기하지 않았다.

2010년 부상을 이겨내고 기적적으로 무대로 복귀한 그가 가장 먼저 꺼내든 도전이 '무반주 소나타와 파르티타 전곡'인 것도 그렇기에 당연한 일이었다. 스승 이반 갈라미언과 1961년 이 곡을 처음 배운지 무려 55년만의, 데카와 일부 녹음했던 1974년 이후 42년 만의 기다림이었다. 평생의 기다림과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모든 음악적 노력이 이 앨범에 고스란히 담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플래티넘이 70여년 간 쉬지 않고 달려온 정경화에게 팬들이 주는 뜻 깊은 보상과도 같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한편 지난 3월 정경화는 33집 앨범 '아름다운 저녁'을 발매했다. 한층 깊어진 연주가 담긴 이 앨범은 올해 고희를 맞이한 그가 드뷔시, 프랑크, 포레 등 프랑스를 대표하는 작곡가들의 사랑스러운 소품을 담았다. 최근 프랑스 권위있는 음악 잡지 '디아파종'에서 별 다섯 개를 받았을 정도로 호평을 받은 이 앨범도 '바흐' 앨범에 이어 플래티넘을 달성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