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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최민철,메이저대회 한국오픈서 생애 첫승 기회 잡아

'아웃사이더' 최민철,메이저대회 한국오픈서 생애 첫승 기회 잡아
최민철
【천안(충남)=정대균골프전문기자】14살때 뉴질랜드로 이민을 가서 학업과 골프를 병행했다. 하지만 집안 사정이 여의치 않아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 스카이72에서 연습생(2006년부터 3년간) 생활을 하다 세미프로가 됐다. 그 뒤로 연습생을 그만 두고 투어 프로 준비에 들어갔으나 아버지가 뇌출혈로 쓰러지면서 다시 한번 위기를 맞았다. 그러던 중 아들처럼 키워준 양아버지의 도움으로 지금까지 프로 생활을 하고 있다.

엘리트 골프와는 거리가 먼 '아웃사이더' 최민철(30·우성종합건설)의 골프 스토리다. 최민철은 23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CC(파71·7328야드)에서 열린 코오롱 제61회한국오픈(총상금 12억원) 사흘째 3라운드에서 보기는 1개로 줄이고 버디 8개를 쓸어 담아 7언더파 64타를 쳤다. 중간합계 10언더파 203타를 기록한 최민철은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한 마디로 흠잡을데 없는 완벽한 플레이였다. 선두에 6타 뒤진 공동 8위로 라운드를 시작한 최민철은 1번, 2번홀(이상 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면서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였다. 5번(파5), 6번홀(파4)에서 또 다시 연속 버디를 잡으며 기세를 올린 최민철은 9번홀(파4)에서 첫 보기를 범하며 상승세가 주춤했다.

그러나 한번 달아 오른 그의 샷감은 식을 줄을 몰랐다. 10번홀(파4)에서 잃었던 타수를 만회한 최민철은 15번홀(파4)에서 또 다시 버디를 잡아 선두를 추격했다. 그리고 생김새가 물개를 닮았다고 해서 '실코너'로 명명된 16~18번홀에서 2타를 줄여 선두로 올라섰다.

2011년에 투어에 데뷔해 올해로 투어 7년차를 보내고 있는 최민철은 아직 투어 우승이 없다. 최고의 한 해를 보냈던 작년에는 마지막 3개 대회서 연속 준우승에 그쳤다. 투어와 레슨을 병행하던 최민철은 그 후 레슨을 줄이고 올 시즌부터 투어에 전념하고 있다. 모든 샷이 주특기이지만 특히 75~80m 거리의 웨지샷이 일품이다.

최민철은 경기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최대한 결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하려고 했다. 초반에 버디 퍼트가 몇 개 들어가 마지막까지 편안하게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며 "전략적으로 세컨드 샷을 한 것도 선전의 원동력이다. 좋은 위치에서 퍼팅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오르막 퍼팅을 남겼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작년에도 예선전을 거쳐 출전했는데 좋은 성적(6위)을 거뒀다. 우승자에게 주는 디 오픈 출전권을 획득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지난해 마지막날 스코어가 안좋았다. 지난해 경험이 내일 도움이 될 것이다. 지난해 실패를 교훈 삼아 내 플레이에 집중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4타차 단독 선두로 3라운드에 들어간 '불사조' 최호성(45)은 1타를 잃고 2위(중간합계 8언더파 205타)로 순위가 내려 앉았다. 10번홀까지 2타를 줄이며 고공행진을 하던 최호성은 13번홀(파3)에서 그린 미스로 보기를 범한데 이어 17번홀(파4)에서 티샷 실수로 더블보기를 범한 것이 뼈아팠다.
최호성은 이른바 '낚시 타법'으로 불리는 샷으로 갤러리에게 재미를 선사했지만 퍼팅 난조와 몇 차례의 티샷 실수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아시안투어의 강자 시몬 예이츠(스코틀랜드)와 이승택(23·동아회원권그룹)이 공동 3위(중간합계 6언더파 207타)에 자리한 가운데 시즌 3승에 나선 박상현(35·동아제약)은 타수를 줄이지 못해 공동 5위(중간합계 5언더파 208타)로 밀렸다. 아마추어 국가대표 한재민(18·제주방통고3)도 4타를 줄여 공동 5위에 자리했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