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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해양야드 멈춘 현대重 … 노사 힘 모아야

中에 임금경쟁력 밀려.. 노조는 되레 파업수순

현대중공업이 원유·가스 시추 및 생산 설비를 만드는 울산 해양플랜트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은 지난주 회사 내부 담화문을 통해 "해양야드 가동을 8월부터 중단한다"고 밝혔다. 43개월째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일감이 바닥났다는 게 그 이유다. 울산 해양플랜트 공장 가동이 멈추는 것은 공장이 준공된 1983년 이후 35년 만에 처음이다. 현대중공업은 2014년 11월 아랍에미리트연합에서 따낸 나스르 원유 생산설비 이후 한 건도 물량을 확보하지 못했다. 그마저 나르스 플랜트는 7월 말 작업이 끝난다. 플랜트 공장 정규직과 협력사 직원 등 5000여명이 일손을 놓아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현대중공업은 왜 2년 가까이 공사물량을 한 건도 확보하지 못했을까. 강 사장은 높은 인건비로 인한 원가 경쟁력 저하를 그 이유로 꼽았다. 그는 "생산성에 비해 턱없이 높은 원가 부담을 극복하지 못했고, 결국은 중국·싱가포르 업체에 밀리고 말았다"고 했다. 실제로 중국과 싱가포르의 경쟁 조선사는 인건비가 3분의 1가량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생산성마저 떨어져 수주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는 지적이다.

강 사장은 해법으로 노조의 고통분담을 제시했다. 현재의 위기를 타개하는 유일한 방법은 비용 절감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고정비를 줄여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것 말고는 3분의 1 수준의 인건비로 공격해오는 중국·싱가포르 업체를 이길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경기부진과 경제성 저하 등으로 인해 가뜩이나 세계 해양플랜트 설비시장이 쪼그라들고 있다.

강 사장의 말처럼 현대중공업이 해양플랜트의 강자라는 명예를 되찾기 위해서는 노조의 고통분담이 유일한 해법이다. 원가 부담을 줄여야만 수주 경쟁력이 살아나고, 원가를 줄이기 위해서는 고임금 구조인 노조의 고통분담이 뒤따라야 한다. 그런데도 노조는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 수순에 들어갔다. 노조는 기본급 약 8% 인상과 자기계발비 확대를 요구하며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한 상태다.
회사의 명운이 백척간두다. 임금 타령할 때가 아니다. 노사가 뼈를 깎는 고통분담을 통해 회사를 살린 한국지엠 사례를 교훈으로 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