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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위안화 가치 내려 美무역전쟁 맞대응

시장 유동성 공급 위해 올 지급준비율 세번째 인하 
기업 수출경쟁력 돕고자 위안 하락세 이어가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이 악화일로에 빠지면서 중국 통화정책이 심상찮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4일 밤 전격 지급준비율 인하를 발표, 시장에 긴급 유동성 공급을 취했다.

현재 달러대비 위안 가치는 최근 잇따라 떨어지는 추세다. 미중 무역전쟁이 중국 실물경제에 타격을 줄 것을 우려해 중앙정부가 유동성 조절을 통해 방어선을 구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 부실부채가 심각해 신용리스크 강화에 주력하려던 중국 중앙정부의 금융정책 기조가 미중 무역전쟁이란 변수를 만나 일시 조정기를 맞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인민은행의 지급준비율 인하책은 올들어 1월과 4월에 이어 세번째다. 인민은행은 올해 1월 중소기업이나 농민, 빈곤층을 지원하는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지준율을 최대 1.5%포인트 인하했고, 지난 4월에는 시중 은행에 적용하는 지준율을 1%포인트 낮춘 바 있다.

이번 세번째 지준율 인하 폭은 0.5%포인트로 약 120조원대 유동성이 공급된다. 5000억 위안은 빚을 주식으로 교환하는 출자전환에 투입돼 은행들의 재무 건전성을 높이게 되며 2000억 위안 규모의 유동성은 중소기업 지원 대출에 쓰인다. 이로써 대형 은행의 표준 지준율은 16%에서 15.5%로, 중소형 은행은 14%에서 13.5%로 각각 낮아진다. 일각에선 올 하반기에 지준율 인하가 추가로 단행될 가능성도 제기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중국 경제의 둔화세와 미중무역갈등에 따라 중국 인민은행이 기업들의 충격완화를 위해 지급준비금 인하를 단행했다고 보도했다.

위안화 가치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속에 위안 가치 하락을 중국 기업의 수출경쟁력에 도움이 된다. 인민은행은 25일 환율을 달러당 6.4893위안으로 고시, 위안 평가절하에 나섰다. 지난 22일 고시환율 달러당 6.4804위안에 비해 달러 대비 위안 가치가 0.14% 하락했다.이로써 위안화 가치는 4거래일 연속 떨어졌다.


중국 정부의 통화정책이 유동성 숨통을 트이는 쪽으로 속도를 내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중국 실물 경제에 미치는 우려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6일 미국 정부가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힌 가운데 일부 제품의 관세가 이달 6일부터 부과된다. 나아가 미국이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 가능성도 경고한 상황이이서 수출물량 감소에 따른 유동성 위기를 사전에 대비하려는 통화정책이 발동되는 것으로 보인다.

jjack3@fnnews.com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