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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역풍] 중 투자제한..오락가락 미 행정부

[무역전쟁 역풍] 중 투자제한..오락가락 미 행정부
므누신 미 재무장관. AP연합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25일(현지시간) 중국의 미국 첨단기술 기업 투자를 제한한다는 언론 보도에 시장이 "과민반응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그같은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같은 날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투자제한 조치가 중국 뿐 아니라 미국 기술을 탈취하는 모든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다고 말해 미국 무역정책이 혼선을 빚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백악관 대변인은 므누신 장관이 행정부 방침임을 밝혔다.

나바로 국장은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어떤 식으로든 우리 국가를 방해하는 어떤 국가에 대해서도 투자제안을 부과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미국이 중국기업의 미국 핵심 기술 산업 투자를 제한하는 조치를 내놓을 것이란 보도에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의 투자제한 시사 발언이 겹치면서 미 증시가 폭락하는 가운데 나왔다.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은 미 정부가 이번 주말 중국 지분이 25% 이상인 기업을 대상으로 '산업적으로 중요한 기술'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는 규정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 조치가 시행되면 중국측 지분이 25% 이상인 기업은 미 정보기술(IT) 기업을 인수할 수 없게 된다.

므누신 재무장관도 다음날인 25일 트위터에 "투자제한 조치는 중국에만 국한되지 않고 우리의 기술을 훔치려는 모든 국가에 적용될 것"이라며 제재 의사를 밝히자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가 500포인트 가까이 빠지는 등 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므누신 장관은 "(투자 제한 조치와 관련해) 공개될 성명은 중국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기술을 훔치려는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한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이같은 입장을 전한다고 밝혔다.

백악관 역시 지난달 29일 성명에서 중요한 산업 기술을 획득하려는 중국 개인과 기업에 대해 대미 투자를 제한하고 수출 통제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투자 제한 대상 목록을 이달 30일에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날 므누신 장관의 발언이 전해진 뒤 다우지수가 폭락 장세를 보이자 나바로 국장은 '시장이 언론 기사로부터 잘못된 메시지를 취하고 있다'며 진정에 나섰다.

그는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오늘 시장의 반응은 매우 큰 과민반응"이라며 "우리가 트럼프 무역 정책에서 안고 있는 것은 이 국가와 이 시장을 위한 막대한 성공이다. 이는 매우 낙관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벌어질 유일한 일은 이번주 금요일(29일) 재무장관이 중국 관련 이슈를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것 뿐"이라며 "바로 이것이 앞으로 벌어질 일의 전부"라고 말했다. 나바로는 "다른 국가들과 관련해 절대 어떤 것도 테이블 위에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같은 발언에 다우지수는 낙폭을 줄이면서 전장보다 328.09포인트(1.33%) 하락한 2만4252.8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7.81포인트(1.37%) 내린 2717.0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60.81포인트(2.09%) 하락한 7532.01에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뒤이어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중국 외 다른 국가들도 제재대상이 될 수 있다며 나바로 국장과 배치되는 발언을 해 혼선은 키웠다. 샌더스 대변인은 이날 백악관 정례 브리핑에서 "재무장관이 말했듯이 우리 기술을 훔치려 하는 모든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성명이 나올 것"이라며 "우리는 그 성명이 곧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