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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Change] 北·中 교역 요충지 단둥.. 한반도 평화무드에 ‘기대 반 우려 반’

新북방경제벨트를 가다 <3>대륙의 관문 중국 동북3성 1. 北 국경 맞댄 단둥 분위기
北 공산품 85% 소화했지만 유엔 대북제재 본격 시행뒤 무역업체 대부분 ‘개점휴업’
최근 평화 분위기 고조되며 사업규모 커지고 집값 폭등 일각선 "1~2년 정도는 거품 "

[Big Change] 北·中 교역 요충지 단둥.. 한반도 평화무드에 ‘기대 반 우려 반’
지난 6일 북한에서 출발한 화물차량이 압록강철교(조중우의교)를 통과해 중국 단둥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권승현 기자


【 단둥(중국)=권승현 기자】 "요즘엔 북한에서 온 차량이 꽤 자주 다녀요." 지난 6일 중국 단둥의 압록강철교(조중우의교) 앞에서 한 조선족 가이드가 한국에서 온 단체 관광객들에게 이같이 설명했다. 압록강철교를 향한 그의 손끝엔 다리 입구에 위치한 세관으로 들어가는 북한 화물차량 행렬이 있었다. 그는 "유엔 대북제재 이후에도 금지 품목이 아닌 제품들은 종종 들어왔다"며 "앞으로 제재가 풀리면 이런 광경을 하루에도 수시로 보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관광객들은 압록강철교 너머로 보이는 신의주 풍경을 향해 연거푸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중국 랴오닝성 남단에 위치한 단둥은 중국의 17개 접경도시 중 가장 번화한 도시로 꼽힌다. 그 배경엔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맞닿은 북한이 있다. 단둥은 북·중 교역량의 약 80%가 발생하는 곳으로 알려져있다. 단둥에서 25년째 무역업을 하고 있는 문기훈 신휘 국제무역유한공사 회장은 "단둥 사람들 중에 북한과의 무역으로 부자가 된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사용하는 공산품의 85% 이상이 단둥을 통해 들어간다는 게 문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단둥은 240만명 시민과 더불어 2500만명의 북한 인구가 뒷받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단둥 무역업계, 南北 평화 무드에 '기대감'

단둥의 대북 무역업체들은 지난해 유엔 대북 제재가 본격 시행된 이후 '개점 휴업'과 다름없는 세월을 보냈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달간 중국의 대북 무역액은 3억1200만달러(약 3482억원)로 전년과 비교해 반토막났다. 하지만 근래 남북 간 평화 무드가 형성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위호이 한중경제무역추진협회 부회장은 "실질적인 큰 변화는 아직 보이지 않지만 민간에서도 북·중 간 면담, 교류 등이 많아졌다"며 "로켓이 날듯 교역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언급했다.

유엔 제재조치 해제, 북한의 개혁 개방, 교역량 확대 등의 가능성에 대비하는 움직임도 있었다. 무역업체 여러 곳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여건이 갖춰지면 조선(북한)에 광산물 가공공장을 만들 것"이라며 구체적인 사업 확장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과 20년째 교역하고 있다는 B씨는 그동안 미뤄왔던 한글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는 "앞으로 파생될 사업 기회는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며 "말하는 건 유창하진 않지만 듣는 건 잘한다"고 말했다. B씨의 휴대폰은 20분 남짓의 짧은 인터뷰 시간 동안 북한 사업 파트너로부터 걸려온 전화로 쉴새없이 울렸다.

반면 시기상조라는 시각도 존재했다. 문기훈 회장은 "사람들이 당장이라도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날 거라고 착각하고 있다"며 "이런 시각엔 1년반에서 2년 정도 거품이 끼어있다고 봐야 한다"고 단언했다. 그는 큰 변화에는 오랜 준비 과정이 수반된다고 보고 있다. 지난 5월 말 중국초상은행이 북한과 거래하는 다롄 물류업체들의 계좌를 폐지하기로 했다는 소식도 신중론에 힘을 보탠다. 사업가 C씨는 "중국초상은행은 중국 민영은행 중에 가장 큰 은행"이라며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유엔 제재가 좀 풀어지나 했는데 강력한 정책이 나와서 좌절했다"고 토로했다.

■집값 폭등…"전화기 불나" vs. "뜬소문에 불과"

남북 평화무드에 대한 기대감은 단둥 부동산 시장도 달구고 있다. 이날 단둥 시내에서 만난 주민 위가오씨는 "어떤 외지인이 내부를 살펴보지도 않고 국경 근처의 집 10채를 샀다는 소문이 돌 정도"라고 귀띔했다. 또 단둥의 부동산업체 '완당홍 즈예' 직원은 "지난 4월 이후 하루 종일 전화기만 붙잡고 있다시피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단둥시 정부는 지난달 14일 부동산 투기 과열을 막기 위해 규제 방안을 발표했다. 단둥에 호적이 없는 사람이 신도시에 있는 신축 주택상품을 구입하면 2년간 매각을 금지토록 한 게 골자다. 실제로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 15일 발표한 70개 도시 부동산 가격 동향에 의하면 단둥은 중국에서 신규주택 가격이 가장 많이 상승한 도시로 두달 연속 꼽혔다.


한편 단둥시 부동산 투기 과열은 신기루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있었다. 부동산업자 D씨는 "언론에서 과도하게 과장하고 있다"며 "남북관계가 우호적으로 변하면서 집값이 올랐다는 주장이 있는데 실제로는 큰 영향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랑터우시에서 마주친 주민 E씨 역시 "원래 오름세만큼 집값이 올랐을 뿐 신문에 보도된 대로 두배, 세배 올라간 것 같진 않다"고 증언했다.

ktop@fnnews.com 권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