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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의회, 트럼프 무역전쟁 저지 어려울 듯

美 의회, 트럼프 무역전쟁 저지 어려울 듯
WASHINGTON, DC - JULY 11: Senate Minority Leader Chuck Schumer (D-NY) speaks about healthcare while flanked by 6 yo Charlie Wood who has complex medical needs from being born 3 months early, during a news conference on Capitol Hill, on July 11, 2018 in Washington, DC. Schumer urged Senate Republicans not to dismantle our current health care system that would leave millions of American families without access to affordable health care. Mark Wilson/Getty Images/AFP == FOR NEWSPAPERS, INTERNET, TELCOS & TELEVISION USE ONLY ==
【워싱턴=장도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주의 무역정책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 공화당내 일부 의원들의 노력이 현재로서는 성사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의 확전과 장기화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선 가운데 일각에서는 미국 의회가 행정부의 관세 부과에 제동을 걸어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명해왔다.

1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CNBC 등 언론에 따르면 무역전쟁으로 미국 경제에 폭넓은 피해가 우려되고 있음에도 의회가 불공정 무역 관행을 시정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억제할 실질적 수단을 확보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미국 소비자와 기업들이 아직 심각한 피해를 입지 않은 상태에서 대통령의 관세 부과 권한 제한은 대부분 의원들의 최우선 관심사가 아닌 것으로 지적됐다.

상원은 이날 대통령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관세를 부과하는 과정에서 의회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발의안을 찬성 88, 반대 11의 압도적 차이로 통과시켰다. 그러나 이 발의안은 아무 구속력이 없는 상징적 조치로 행정부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

앞서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내건 대통령의 관세 부과는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의 법안이 상정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위협과 공화당 의회 지도부의 반대로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제프 플레이크(아리조나)와 밥 코커(테네시) 등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이날 통과된 발의안이 구속력은 없어도 공화당의 전통적 자유무역원칙을 뒤엎는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주의정책을 견제하기 위한 첫 번째 구체적 조치라고 의미를 부여한다. 플레이크는 “오늘 투표는 무역에 관한 대통령의 권한 남용을 질책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WP에 따르면 이날 구속력 없는 동의안을 지지한 많은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무역 정책에 관한 대통령의 권한 행사를 실제 제한하는 법안에 찬성표를 던질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불공정 무역관행을 시정하고 미국의 근로자들을 돕기 위해 관세를 부과한다는 트럼프의 정책에 반대하는 것은 트럼프 지지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진 11명 모두 공화당 의원들이었다.

공화당의 데이비드 퍼듀 상원의원(조지아)은 “나는 상원이 무슨 이유로 계속해서 매번 트럼프 대통령의 손을 묶으려고 하는지 때로는 이해할 수 없다”면서 “솔직히 말해 우리는 지금 대통령, 그리고 미래의 모든 대통령들에게 협상의 여지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셰러드 브라운(오하이오주)을 포함하는 일부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이날 통과된 결의안의 의미를 평가절하했다. 브라운은 트럼프의 철강 관세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으며 의회에 특정 관세에 대한 거부권을 부여하자는 코커-투미 법안을 저지한 민주당 의원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는 WP에 “분명히 밝혀야 한다”면서 “오늘 표결은 대통령의 무역 어젠다를 방해하는 투표가 아니다.
오늘 투표가 철강 관세를 취소하기 위한 투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CNBC는 의회 내에서 트럼프의 관세 조치들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공화당과 민주당의 많은 의원들은 기존의 무역협정을 개정해야 한다는 트럼프의 주장에 동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근로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무역협정과 관행들을 시정하겠다는 공약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트럼프의 보호주의정책을 의회가 견제하는 것은 당분간 어려울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jdsmh@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