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스트리트]

나토(NATO)

군사동맹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의 모체는 브뤼셀조약이다. 1948년 영국, 프랑스, 벨기에,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5개국이 맺었다. 전후 군사강국으로 떠오른 소련(현 러시아)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다섯 나라만으론 벅찼다. 이들은 미국에 SOS를 쳤다. 해리 트루먼 대통령은 흔쾌히 수락했다. 1949년 브뤼셀조약 5개국에 미국, 캐나다, 포르투갈, 이탈리아, 노르웨이, 덴마크, 아이슬란드 7개국이 힘을 보탰다. 이렇게 해서 나토는 원조 12개국으로 1949년 출범했다. 한국전쟁과 냉전을 거치면서 나토는 결속력을 다졌다. 1955년엔 패전국 서독(현 독일)이 합류했다.

1960년대에 한 차례 위기가 있었다. 프랑스 샤를 드골 대통령은 미국과 영국이 쥐락펴락하는 나토가 영 마뜩잖았다. 소련이 쳐들어오면 과연 다른 회원국들이 제 일처럼 도와줄지도 의심스러웠다. 드골은 1966년 프랑스를 나토에서 탈퇴시켰다. 그 대신 독자적 핵전력을 구축했다. 이때 프랑스에 있던 나토군 총사령부도 벨기에로 옮겼다. 이후 프랑스는 40년 넘게 독자노선을 걷다 나토 창설 60주년이던 2009년 회원국으로 복귀했다.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는 나토의 위상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가상 적국이던 소련은 갈가리 쪼개졌다. 러시아는 세계를 호령하던 예전의 소련이 아니었다. 소련이 나토의 대항마로 만든 바르사뱌조약기구(1955년 출범)는 장벽이 무너진 지 2년 만에 공중분해됐다. 헝가리, 폴란드, 불가리아,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등 동유럽 나라들은 앞다퉈 나토에 가입 신청서를 냈다. 나토 회원국은 현재 29개국으로 불었다.

공동의 적이 사라지면 내부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유럽의 안보 무임승차를 비판했다. "각국이 당장 군사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로 높이라"고 다그쳤다. 4년 전 나토 회원국들은 오는 2024년까지 '2%'를 다짐했다.
엄밀히 말하면 앞으로 시한이 6년 남았다. 독일을 비롯한 다른 회원국들은 빚쟁이한테 빚 독촉 받는 기분이 들었을 것 같다. 이러다 나토가 돈 문제로 갈라설지도 모르겠다. 국제 관계에선 영원한 우방도, 영원한 적수도 없다지 않은가.

paulk@fnnews.com 곽인찬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