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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규제혁신하겠다면 ICO 금지부터 풀라

블록체인위크 2000명 몰려..제도 뒷받침되면 한국 최강

전 세계 블록체인업계가 오는 21∼22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를 주목하고 있다. 암호화폐에 대한 권고안이 나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권고안은 암호화폐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적절한 규제로 안정성을 높여서 투자자 피해를 방지하는 수준이 될 전망이다. 사실상 암호화폐를 공인하려는 움직임이다.

4차 산업혁명의 총아인 블록체인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세계 각국은 앞다퉈 블록체인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우리 정부도 지난달 블록체인 기술력을 2022년까지 미국의 9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블록체인 생태계의 핵심인 암호화폐는 언급이 없는 반쪽 육성책이었다. 국내는 암호화폐공개(ICO)를 허용하지 않아 암호화폐업체는 수억원의 비용과 시간을 허비해 가며 싱가포르에서 ICO를 한다. 업계는 정부가 ICO를 허용한다면 한국이 ICO 메카가 될 수 있는데 왜 금지하는지 이해를 못하고 있다.

암호화폐 공인은 세계적 추세다. 인도 정부는 암호화폐 전면금지 조치를 해제하기로 했다. 불법자금조달, 자금세탁 등 방지대책이 마련되면 정식 금융상품으로 간주키로 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암호화폐 투자연구에 들어갔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인 미국 골드만삭스는 지난 5월 비트코인 거래 데스크를 신설했다. 골드만삭스는 차기 CEO에 암호화폐 미래를 확신하고 있는 데이비드 솔로몬을 지명했다. 미국 금융안정위원회(FSB)는 암호화폐가 글로벌 금융시스템에 실질적 위험이 되지는 않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17일 서울 동호로 신라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블록체인위크 2018' 메인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한 해시드의 김서준 대표는 "한국은 싸이월드, 한게임, 소리바다 등으로 전 세계 디지털 콘텐츠시장의 표준을 제시했다"면서 "ICO 허용 등 제도적 뒷받침만 되면 한국이 전 세계 블록체인 생태계를 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블록체인에 대한 뜨거운 열기를 반영하듯 전 세계에서 약 2000명이 운집해 블록체인산업을 왜 육성해야 하는지를 보여주었다.

정부는 조만간 규제개혁 리스트를 발표할 예정이다. ICO를 허용하면 세계 최고의 블록체인 선도국가가 된다는데 규제를 풀지 않을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