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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관광대국 일본은 카지노 규제도 푸는데

의회서 '리조트법' 통과.. 국내는 옴짝달싹 못해

일본이 동북아 관광시장 패권을 잡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일본은 도쿄 하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까지 관광객을 4000만명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 첫번째 미션이 내국인도 출입할 수 있는 카지노를 갖춘 복합리조트 건설을 허용하는 것이다. 일본 의회는 지난 20일 본회의에서 '통합형 리조트(IR)실시법'을 통과시켰다.

일본 IR실시법은 70년 만에 카지노를 허용한 것은 물론이고 내국인 출입도 허용했다는 점에서 파격적이다. 일본은 2차 세계대전 후 카지노를 전면 금지했다. 일본은 연간 관광객 3000만명을 넘보는 관광대국이다. 야당의 반대도 거세다. 그런데도 이번에 IR실시법을 밀어붙였다. 복합리조트를 통해 동북아에서 고부가가치 관광시장을 선점하려는 것이다.

1차 타깃은 관광시장의 큰손 유커와 한국인이다. 유커와 한국인은 일본을 찾는 관광객의 절반을 차지한다. 여기에 동남아 등 아시아 국가들의 관광객을 흡수한다는 전략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2012년 집권과 함께 차곡차곡 카지노사업의 명분을 쌓아왔다. 2020년 도쿄 올림픽 후 일본의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서다. 실제로 관광산업은 굴뚝 없는 황금산업으로 불릴 정도로 큰 부가가치를 가져다준다. 그 핵심이 복합리조트이고, 카지노는 동력이다.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도 허용함으로써 관광객 유치의 시너지를 높이려는 것이다.

싱가포르는 리콴유 전 총리 당시인 2006년 카지노를 갖춘 대규모 복합리조트를 유치한 후 국내총생산(GDP)이 1.5% 가까이 올랐다. 2009년 900만명이던 관광객은 지난해 1500만명으로 늘었다. 전체 산업 중 고용비중이 30%에 달할 정도로 고용효과도 크다.

이런데도 우리는 활성화는커녕 없던 규제까지 도입하는 등 거꾸로 간다. 크루즈 카지노사업 허가제를 도입했다. 여기에 더해서 외국인 카지노에까지 허가권을 관리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사행산업에 대한 부작용에만 집착해서다.
이래선 대한민국은 관광후진국으로 뒤처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혁신성장에 힘을 싣고 있다. 정부와 국회는 관광산업에서 카지노에 대한 발상의 전환을 꾀함으로써 혁신성장에 힘을 싣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