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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시총 1조달러 돌파한 애플을 보라

애플이 미국 상장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뉴욕증시에서 꿈의 시가총액 1조달러를 넘어섰다. 애플은 2일(현지시간) 전일 대비 2.9% 상승하며 사상 최고가인 207.39달러를 기록했다. 애플은 이날 오전 장중에 시가총액 1조달러를 찍으면서 종가 기준 돌파를 예고했고, 결국 시총 1조17억달러(약 1129조원)로 마감했다.

지난 1976년 창업 이후 42년, 1980년 기업공개(IPO) 이후 38년 만에 달성한 대기록이다. 애플 주가는 1980년 상장 이후 무려 5만% 이상 급등했다. 애플의 시총 1조달러 돌파는 양호한 실적이 이유이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끊임없는 혁신성장이 비결이다.

애플은 스티브 잡스, 스티브 워즈니악, 로널드 웨인 등 3명의 공동창업자들이 1976년 부모 집 차고에서 설립했다. 2007년 휴대폰을 '손안의 PC'로 혁신해 탄생시킨 아이폰 출시 이후 지난 10여년간 스마트폰 혁명을 주도하면서 세계 최고 기업으로 성장했다. 잡스는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사용하기 어려우면 아무 소용없다"며 복잡하고 거추장스러운 것들을 덜어내고, 단순함을 실현한 혁신을 끊임없이 추구해 왔다.

애플 신화 뒤에는 스티브 잡스라는 천재가 있지만, 그가 마음껏 혁신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준 기업 환경도 빼놓을 수 없다. 애플이 만약 한국 기업이었다면 과연 잡다한 규제 속에서 혁신의 아이콘이 될 수 있었을까.

삼성전자는 지난 2·4분기 영업이익률이 25.4%로 애플의 23.7%보다 1.7%포인트 높다. 세계 최고의 수익률이다. 삼성전자는 애플에 비해 매출은 1조원가량 적었지만 영업이익은 7700억원 더 많았다. 그런데도 시총은 애플의 3분의 1도 되지 않는다. 혁신성이 기업가치를 갈랐다. 삼성전자도 애플처럼 혁신성장에만 전념토록 해준다면 시총 1조달러 돌파가 불가능하지 않다.


연초 애플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법인세를 인하하자 향후 5년간 미국 경제회복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3500억달러(약 375조원)를 기여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와 정치권은 더 늦기 전에 우리 기업들의 혁신성장을 위해 어떻게 해줘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그 답을 애플이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