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

집값만 오르면 현장단속.. 번번이 불똥튀는 중개업소


"상식적으로 불법행위를 하는 중개업소들이 한 곳에서 10년 넘게 정상적으로 일할 수 있겠어요?"

서울 송파구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요새는 매도·매수자들이 더 똑똑하다. 서울 집값이 다시 오를 기미가 보이자 불똥이 엉뚱한 곳으로 튄 것 아니냐"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부가 최근 서울 용산구와 여의도·송파구 등의 중개업소에 대한 현장단속에 나서면서, 불안정한 집값 원인을 중개업소로 책임을 전가한다는게 이 관계자의 하소연이었다.

물론 일부는 정부의 단속에 대해 '단체 휴업'으로 대응하는 중개업소를 보고 눈살을 찌푸릴 수 있다. 하지만 지난 해부터 이어져온 정부의 '집값 단속 패턴'을 살펴보면 중개업자들의 불만도 일부 수긍이 간다.

정부는 집값이 오른다는 언론보도가 나갈 때마다 합동점검팀을 꾸려 현장 단속을 반복해왔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부는 현장 단속을 통해 부동산 시장을 교란시키는 각종 불법행위를 많이 발견했을까. 실제로 점검을 받은 일부 중개업소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매우 지엽적인 부분만 단속했다"고 입을 모은다. 거래 확인 영수증 발급 여부 등 업무상 미비한 부분만을 위주로 적발했다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정부가 적발한 불법 사례도 매매거래 대비 많지 않다.

지난해 6월 부동산 투기 단속에 나선 정부 합동점검팀은 서울 등 집값 급등 지역에서 다운계약 등 허위신고 의심사례를 100여건 적발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서울에서 이뤄진 아파트 매매거래는 1만4304건이다. 정작 적발된 건수는 전체 매매거래의 약 1%에 불과하다.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서울과 지방간 주택시장의 초양극화 현상 등 부동산 시장의 각종 부작용에 대한 대책 마련은 하지 않고 '보여주기식 행정'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분양 업계 관계자는 "안그래도 정부가 투기과열지구나 미분양 관리지역 등을 선정해 '잘 되는 곳'과 '피해야할 곳'의 이미지를 심어준 상황"이라면서 "여기에 서울시에서는 여의도 마스터 플랜 발표를 예고하면서 안그래도 집값 상승 여력이 높은 여의도와 용산 일대의 기대감을 한층 부추기지 않았냐"고 꼬집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국토부와 서울시 등은 언론과 수요자들이 지나치게 '과대 해석'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현장단속은 늘 해오던 것"이라면서 "오히려 언론이 여의도 마스터플랜 등과 너무 엮어서 이번 단속에 의미를 부여하는것 같다"고 되려 의문을 제기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수개월 간격으로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는데도 불구하고 왜 서울 집값은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지에 대한 제대로된 원인 분석이 필요한 때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