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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더들, 금 추가 하락 베팅 확대

[워싱턴=장도선 특파원] 금값이 신흥시장 혼란과 지정학적 긴장에도 불구하고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금 선물 시장의 투기적 포지션이 17년래 가장 약한 상태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금값은 올해 9% 넘게 하락했으며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된 8월에만 3.3% 내려 안전자산으로서의 역할을 상실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금값은 이달에 심리적 지지선인 트로이 온스(31.1g)당 1200달러선이 붕괴되며 1년 반만에 최저인 1182.90달러까지 후퇴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데이터에 따르면 금 현물은 17일 0.66% 오른 1191.8달러에 마감됐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이날 공개한 데이터는 금 선물시장 '비상업용' 플레이어들의 순 포지션이 2001년 말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영역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이는 일부 투자자들이 금값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음을 가리킨다.

CFTC가 규정한 비상업용 참여자에는 헤지펀드와 자산운용사, 트레이딩 그룹이 포함된다.

FT는 금값이 올해 약세를 보이는 것은 미국의 금리 인상과 달러 강세가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금은 안전자산이지만 이자 수익을 발생시키지 않기 때문에 달러 약세시 인기를 끈다. 그러나 CFTC 데이터에 따르면 달러에 대한 투자자들의 포지션은 1년래 가장 강력해 투자자들이 달러의 추가 상승을 예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의 경제 성장세 둔화도 아시아의 금 수요에 흠집을 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은 금의 주요 소비처다.

JP모간 분석가들은 "무역긴장 고조, 중국의 경제 활동 둔화, 그리고 계속되는 달러 강세가 기초금속과 귀금속의 가파른 가격 하락을 초래한 주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jdsmh@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