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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으로 가는 한·미·중, 비핵화 셈법 복잡해지나

시진핑 9월 9일 '구구절' 방북 가능성 제기돼
폼페이오 4차 방북과 문 대통령 방북도 9월
한·미·중, 입장차..결과물에 대한 관심 증폭

北으로 가는 한·미·중, 비핵화 셈법 복잡해지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은 지난 3월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을 만나 회담을 갖고 방북을 요청해 시 주석의 수락을 받은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의 4차 방북설에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내달 방북 가능성이 제기됐다. 북한을 둘러싼 한·미·중의 외교전이 9월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예고된 가운데 핵심인 비핵화 셈법도 이해관계에 따라 복잡해질 전망이다.

19일 외신보도에 따르면 지난 18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매체 '스트레이츠타임스'는 시 주석이 북한 정권수립 70주년 기념일인 오는 9월9일(구구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청을 받아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에 대해 즉각적 논평을 하지 않고 있다.

■한·미·중, 9월 결과물 도출 기대감 증폭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을 만나 회담을 갖고 공식적인 방북 제안을 했다. 시 주석은 북한의 방북 제안을 흔쾌히 수락하면서 시 주석의 방북이 언제 이뤄질지를 두고 여러 가지 관측이 나왔다.

시 주석의 방북이 현실화되면 비핵화 문제의 직접적 당사국인 한·미·중이 비슷한 시기 모두 북한을 찾게 된다. 특히 한 나라를 대표하는 중량감 있는 인사들의 방북이니 만큼 이해관계는 나라마다 달라도 북한을 상대로 큰 결과물을 도출할 것이란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현재 미국은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를 주장하고 있고 중국도 기본적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지지하지만 비핵화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과 존재감을 키우려 하고 있다. 한국 역시 미국과 국제사회의 비핵화를 전제로 남북관계 개선과 경제협력을 노리고 있다. 이렇듯 북한의 비핵화가 이뤄져야한다는 기본적인 방침은 한·미·중 모두 같지만 세부적으로 바라는 방향이 다르다. 9월 세 나라의 북한행이 비핵화 해결 과정과 어떻게 이어질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시진핑 방북, 북미협상에 장애물로 부상할까?
미국은 타협점을 찾기로 한 북미관계가 시 주석의 방북의 악영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FFVD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협상에 진중하게 임할 수 있도록 중국이 고유한 지렛대를 사용하기를 기대한다."면서 중국에 우회적 메시지를 보냈다.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시 주석이 방북해 구구절에 김 위원장을 만난다면 북한은 북미 협상 테이블에서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할 상당한 추동력을 얻게 된다.


중국은 북한과 비핵화 문제에서 북한의 후견인 노릇을 하며 무역전쟁 중인 미국에 큰소리를 낼 수 있게 되고, 북한 역시 중국이라는 뒷배를 기반으로 북미 협상에서 자신들에게 더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18일 노동신문 보도를 통해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이 종전선언의 무게감을 낮춰 자신들이 미국이 원하는 구체적 비핵화를 하지 않더라도 종전선언은 할 수 있고, 북미협상에서 미국이 더 과감한 결과를 내놓길 바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