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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지 않았다" 스타트업 뛰어든 중년들

황인철 인스타워즈 대표, 인테리어업계 문제점 개선..O2O시장서 서비스 차별화
이철원 밸런스히어로 대표, 모바일 핀테크 성장성 주목 5000조 인도시장 파고들어

"늦지 않았다" 스타트업 뛰어든 중년들

평생 몸담을 수 있는 직장을 관두고 전문성을 살려 '인생 2막'을 위해 창업에 나선 중년들이 있다.

황인철 인스타워즈 대표(47)는 대표적인 레몬마켓(정보 비대칭 시장)인 인테리어 시장의 가능성만 보고 13년을 몸담은 한샘을 나와 인테리어 스타트업을 차렸다. 황 대표는 인테리어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인 이른바 먹튀와 자재 바꿔치기, 사후관리(AS) 미이행 없는 '3대 핵심 사고 보장제'를 주무기로 최대 15조원 규모의 온라인 인테리어 온·오프라인연계(O2O)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인도에서 성공한 스타트업'이란 수식어로 더 잘 알려진 이철원 밸런스히어로 대표도 89학번으로, 큰 시장 인도에서 성공하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지난 2014년 창업에 나서 '트루밸런스'로 인도의 6000만 이용자를 사로잡았다. 남찬우 브런트 대표(44)도 굵직한 대기업을 뒤로 하고 사물인터넷(IoT) 시장에 디자인을 접목하는 자신만의 비전에 인생을 걸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생 2막을 위해 창업에 뛰어든 중년 대표들은 시장의 가능성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시해 이용자 뿐만 아니라 벤처캐피털(VC)의 러브콜도 받고 있다.

인스타워즈를 세운 황 대표는 한샘에서 재무, 기획, 투자를 담당하면서 인테리어 시장의 미래가능성을 누구보다 빨리 알아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한샘이 시장을 독점할 수 없고 정보 비대칭이 심각한 인테리어 시장에서 이용자와 인테리어 기업이 윈윈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용자가 수천만원을 투자해 원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도록 '먹튀·자재 바꿔치기·AS 미이행'이 없는 보장제를 핵심 서비스로 내세웠다. 황 대표는 "인테리어 30조 시장의 절반인 50%는 온라인으로 바뀔 것이고, O2O 1위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50%라고 가정하면 인스타워즈는 거래규모 7~8조원의 회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밸런스히어로를 세운 이 대표는 엑세스모바일에서 인도, 동남아 통신사에 모바일 컬러링 등의 콘텐츠를 납품하면서 인도 모바일 핀테크 시장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눈치챘다. 이 대표와 선후배 사이인 각 분야 전문가 5명이 '큰 시장에서 크게 성공하자'고 의기투합했다. 향후 인도의 모바일 핀테크 시장 규모는 약 500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밸런스히어로도 이에 맞춰 선불결제앱에서 결제·송금·대출 기능을 추가한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면서 산업은행, IMM 등으로부터 200억원 넘게 투자유치를 받았다.

남 대표는 네이버, 현대카드에서 UX·디자인 총괄로 전문성을 쌓으며 '테크리빙' 시장의 가능성을 점찍었다.
생활 속의 불편함을 기술과 디자인으로 함께 향상시켜보겠다는 각오가 창업의 길로 이끌었다. 음성명령으로 블라인드를 열고 닫는 IoT 블라인드는 영국에서 먼저 주목받았다. 브런트는 카카오벤처스, 네이버에서 15억원을 공동투자받았고, 카카오와 협업도 준비 중이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