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

5G 시대 앞둔 통신업계, 미디어 사업 재편 나섰다

통신 인프라 깔아놨더니 혜택은 넷플릭스·유튜브 등 미디어 사업자가 챙겨…
LG U+ 케이블TV 인수 모색, SKT '옥수수' 분사 검토 등 돈 되는 미디어 서비스 총력

통신업계가 미디어 사업 재편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를 앞두고, 미디어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에 대비한 것이다. 특히 5G 서비스가 시작되면 단순히 방송이나 영화 콘텐츠를 시청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장르에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을 적용한 서비스들이 가능할 전망이다.

■SKT, '옥수수' 분할 가능성 염두

19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옥수수'의 분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13일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대해 "미디어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종속회사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 사업부 분할을 포함해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뒤 "현재까지 결정된 사항은 없다"는 단서를 붙였다.

같은 날 LG유플러스도 CJ헬로 인수 추진설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당시는 케이블TV 인수와 관련해 특정 업체에 한정하지 않고 다각도로 검토 중에 있다"며 "현재까지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공시했다.

통신 인프라가 기반이 되는 미디어 시장에서는 5G 시대를 앞두고 대규모 변화가 감지된다. 모바일을 기반으로 하는 미디어 서비스의 경우 5G의 최대 수혜주가 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를 계기로 초고화질 동영상 시청 행태가 자리잡은 것처럼 5G에서는 VR이나 AR 같은 기술을 적용한 미디어 서비스가 각광을 받을 전망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4G의 경우 망은 통신사가 깔고 그 혜택은 유튜브나 넷플릭스 같이 미디어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서비스하는 업체들이 가져갔다"며 "통신업계는 5G 시대에 똑같은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미디어 사업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5G 대비 가입자 확보 필요성

현재 통신업계는 인터넷TV(IPTV) 서비스와 모바일 OTT를 하고 있다. IPTV의 경우 전체 사업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올해 KT의 IPTV 매출액은 가입자 증가에 따라 16.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KT와 스카이라이프 합산 점유율 규제 일몰로 KT는 가입자 유치와 인수합병(M&A)을 통한 점유율 확대에 나설 전망이다.

미디어 서비스의 경우 가입자가 많을수록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며, 콘텐츠 제공업체와의 협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 IPTV 3위의 LG유플러스가 케이블TV 인수를 꾸준히 검토하는 것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다. LG유플러스는 케이블TV 인수를 통해 가입자 기반을 확보하고, 차별화된 콘텐츠를 확보해 미디어 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넷플릭스를 IPTV를 통해 서비스 하기 위한 작업도 진행 중이다.

SK텔레콤은 옥수수 서비스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옥수수는 월 700만의 순방문자수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6월 21~24일까지 4일간 열린 '코오롱 한국오픈 2018' 골프대회의 특정 장면을 4차원(4D) 리플레이 등을 통해 여러 대의 카메라로 다양한 각도의 영상을 생생하게 담아 송출한 바 있다.


지난 7일부터는 옥수수에서 송출하는 프로야구 중계가 TV보다 수십 초 늦게 중계되는 단점을 개선한 '빠른 프로야구 중계' 서비스를 시작했다. 다른 서비스들보다 최대 20초 정도 빠르게 중계해준다. 또 지나간 명장면을 실시간으로 다시 볼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