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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의 원화채 사랑… 보유잔고 113조 사상최대

무역전쟁·터키리스크에 기관들도 국내 채권 선호..채권금리 추가하락 전망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미국과 터키 대립 고조로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반면 국내 채권시장은 외려 '인기'를 끌며 순항 중이다. 외환스와프포인트 역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더욱 강화하며 외국인의 원화채 투자가 나날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변동성이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반면 국내 원화채 선호현상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외국인의 원화채 보유잔고는 14일 기준 112조9375억원을 기록했다. 하루가 멀다고 외국인의 원화채 보유잔고는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글로벌 무역갈등이 격화될수록 국내 채권시장은 주식시장과 달리 뭉칫돈을 흡수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터키 리스크는 신흥국 시장으로 위기감이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나왔다. 이에 주식시장은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채권시장은 무풍지대다. 지난 16일 터키 리스크가 신흥국 시장에 대한 불안감을 키웠지만 외국인은 국내 채권을 100억원 매도하는 데 그쳤다.

외려 시장 전문가들은 이런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안전자산 선호현상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봤다. 아울러 향후 채권금리는 더욱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오창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채권 금리는 세계 경제 불확실성 부각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로 다시 연간 저점을 깨려는시도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3년물과 5년물 국고채 금리는 16일 기준 2.050%, 2.268%로 전 거래일보다도 떨어졌다. 앞서 10일 이들 채권금리는 연중 최저점을 찍기도 했다.

무엇보다 스와프포인트 역전현상은 원화채 매수의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선물환율에서 현물환율을 뺀 값인 스와프포인트가 마이너스가 되는 '외환(FX) 스와프포인트 역전' 현상 지속은 외국인의 원화채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스와프포인트는 현재 마이너스 상태로 이러한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한·미 금리 역전차에 더해 수급 불균형이 겹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보험사 등 국내 기관들도 해외 투자보다 국내 채권 투자로 방향을 틀었다는 얘기마저 나온다. 기업들로선 미국 기준금리 인상기에도 불구하고 조달자금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투자위축이 진행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자금조달하기에는 좋은 시장"이라며 "그러나 현금으로 비축할 뿐 국내 기업들의 해외 투자는 둔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