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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준·주진형·정재호 등 국민연금 CIO 10여명 면접


635조원 규모 국민연금 기금운용을 책임지는 기금운용본부장(기금이사·CIO) 선임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 2월 공모에서 유력 후보였던 곽태선 전 베어링자산운용 대표가 낙마한 후 반년 만의 행보다.

21일 서울 신사동 국민연금공단 남부지역본부에서 서류전형을 통과한 13명의 후보 중 안효준 BNK금융지주 글로벌 총괄 부문장(사장),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 정재호 전 새마을금고중앙회 CIO, 배기범 전 신한생명 자산운용그룹 부사장, 채규성 BNY멜론은행 서울지점 대표(전무),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이승철 전 산림조합 전무, 이기환 인하대 금융투자학과 교수, 장부연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경영관리부문 대표 등 10여명이 면접을 봤다.

기금이사추천위원회는 복수의 후보자를 골라 금융거래 전력 등을 조회한 후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게 최종 적임자 1명을 추천할 예정이다. 김 이사장은 박능후 복건복지부 장관의 승인 절차를 거쳐 CIO를 임명한다. CIO의 임기는 2년이며, 성과에 따라 1년 연임할 수 있다. 이번에 새로 임명하는 CIO는 1999년 기금운용본부가 출범한 이후 8번째 본부장이며 기금이사로는 9번째다.

이날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CIO 선임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1년 넘게 공석인 CIO 선임 의지에 대한 질문에 "언제는 선임을 하지 않으려고 했느냐"며 "(CIO 선임이 잘 되도록) 기도를 잘 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유력 후보인 안효준 부문장은 자산운용 경험이 풍부하다. 그는 서울증권 뉴욕사무소장을 시작으로 호주 ANZ 펀드운용매니저, 대우증권 홍콩법인 이사, 독일계 자산운용사 BEA유니온인베스트먼트 아시아지역 펀드매니저 등으로 실무경험을 쌓았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서 해외증권실장과 주식운용실장을 맡기도 했다.

류영재 대표는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자의 의결권행사 지침)와 사회책임투자 확대 등 새로운 기금운용 정책 방향에 부합하는 인물로 평가된다. 지난달 열렸던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공청회에서는 '경영참여'에 해당하는 의결권 행사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일각에선 주진형 전 사장도 다크호스로 거론된다. 자산운용 경험은 없으나 2년 전 더불어민주당 국민경제상황실 부실장을 지내는 등 문재인정부와는 인연이 있다. 또 2015년 한화투자증권 사장 재직 당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처음으로 반대의견을 냈다. 그러나 자산운용 경험이 없기 때문에 600조원이 넘는 국민의 노후 자금을 굴리기엔 무게가 가볍다는 자격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심지어 그에 대한 CIO 반대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이날 주 전 사장은 "직장을 구하는 것이기에 퍼블릭(공공)한 이슈가 아니라 프라이빗(개인)한 것이다. 말을 할 수가 없다"며 CIO 후보로서 각오에 대해 일체 말을 아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