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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가족찾기]"입양 간 막내 꼭 찾아 이제라도 삼남매 함께 살고파"

경북 군위 친가서 입양 보낸 김은희씨 행방 묘연… 원래 이름 기억 못할수도

[잃어버린 가족찾기]"입양 간 막내 꼭 찾아 이제라도 삼남매 함께 살고파"
1974년 6월 5일생인 김은희씨는 실종 당시 키 100cm, 체중 15kg, 소아마비로 인해 걸음이 약간 불편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가에서 다른 집에 입양을 보냈다고 한 뒤 행방이 묘연하다.


"부모님이 헤어지고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외할머니가 저희 삼남매를 다 키우는 것은 무리여서 친가에 동생을 데려다줬어요. 그런데 그 뒤로 동생을 못 볼 줄은 몰랐습니다"

김은희씨(44)의 오빠 성호씨는 동생을 친가에 데려다 준 그 때를 떠올리며 이 같이 말했다.

3일 경찰청과 중앙입양원 실종아동전문기관에 따르면 아버지와 어머니는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채 성호씨, 은희씨 등 삼남매를 낳고 가정을 꾸렸으나 어느 순간 결별에 이르렀다. 이후 어머니는 삼남매의 호적을 외할아버지에게 올리고 대구에 있는 외가에서 아이들과 함께 지내게 됐다. 하지만 어머니가 숨을 거두자 외가에서도 삼남매를 모두 감당하기에는 차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고심 끝에 막내인 은희씨만 아버지 집안에 보내기로 하고 성호씨가 동생을 친가인 경북 군위 효령에 데려다줬다.

성호씨는 동생이 친가에서 잘 지내면서 종종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은희씨는 친가에서 학교도 보내지 않는 등 사실상 방치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성호씨에게 얘기도 하지 않고 은희씨를 다른 집으로 입양보냈다. 은희씨를 입양한 가정에서는 은희씨가 적응하지 못하자 은희씨를 다시 돌려보냈다. 이후 친가는 은희씨를 다른 집에 다시 입양보냈다고 하는데 그 뒤로 은희씨의 행방을 아는 사람은 없다.

성호씨는 "친가에서 은희를 방치한 걸 알고 한동안 정말 화가 많이 났었다. 학교라도 보냈으면 인적사항이 남아 있었을텐데 학교도 안 보내서 찾기가 쉽지 않다"며 "아버지도 찾아 나섰는데 재작년 들리는 소문으로는 아버지도 돌아가셨다고 하더라. 친삼촌한테 동생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봐달라고 해도 연락이 없고 전화를 안 받는 경우도 많았다"고 토로했다.


그에게 바람이 있다면 동생을 다시 만나 한솥밥을 먹는 것이다. 성호씨는 "동생이 입양을 갔다면 이름도 바꿨을테고 어렸을 때여서 자신의 원래 이름을 기억할지 모르겠다"며 "희망을 걸고 있는 부분은 동생이 장애가 있어 경북 지역 장애인단체 등에서 동생을 알지 않을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씨 집안에 재입양됐다고 하는데 그게 어딘지 알 길이 없어서 답답하다"며 "만날 수만 있다면 집을 한 채 사주든지 해서 가까운 데서 같이 지내고 싶다"고 전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