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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3년만에 메르스 발생, 차분히 대응하자

공항 검역체계 허점 드러내.. 공포감보다 일상 충실해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3년 만에 다시 국내에서 발생했다. 질병관리본부는 8일 서울에 사는 A씨(61)가 이날 오후 4시 서울대병원에서 메르스 환자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8월 16일부터 9월 6일까지 쿠웨이트에 출장을 갔다가 7일 두바이를 거쳐 귀국했다. 입국 검역과정에서 문제가 없다던 A씨가 인천공항을 나온 지 4시간 만에 민간병원에서 메르스 의심환자로 확인되면서 정부의 메르스 검역체계에 허점이 드러났다.

메르스는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처음 발견된 신종 전염병이다. 발열, 기침, 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과 구토, 설사 등 소화기 증상을 나타낸다. 2003년 중국 등에서 유행했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과 유사한 변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특히 치사율이 최고 40%를 넘고 완전한 치료제가 없어 치명적이다. 메르스는 낙타 등 동물로부터 감염되기도 하지만, 병원에서 환자와 접촉을 통해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A씨는 설사로 쿠웨이트 현지 의료기관을 방문했는데도, 검역당국이 이를 파악하지 못해 메르스 방역에 구멍이 뚫린 것이다.

우리가 메르스 환자 발생에 민감한 것은 2015년 처음으로 겪은 메르스사태 때문이다. 당시 초동대응 실패로 186명이 감염되고 38명이 사망했다. 특히 근거 없는 루머와 괴담까지 난무하면서 과도한 공포감으로 일상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경제에도 치명상을 남겼다. 당시 백화점, 대형마트 등의 매출이 급감했고 음식점, 영화관, 놀이공원, 프로야구장 등 사람이 몰리는 곳은 파리만 날릴 정도였다. 외국인 관광객도 150여만명이 방문을 취소해 수조원의 손실을 입을 정도로 관광산업은 타격을 받았다.

세월호 참사에 이은 메르스사태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는 등 악영향을 미쳤다. 결국 정부가 11조원 넘는 추경을 편성하기 까지 했다. 그러나 우리가 메르스 사태로 비싼 대가를 치렀지만 배운 것도 없지 않다. 그것은 개인위생 조치만 잘하면 일상생활에 큰 불편함이 없어 지나친 공포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국민건강을 위해 철저히 대응은 해야겠지만 호들갑을 떨 필요가 없는 이유다.

정부는 메르스 발생 직후 중앙방역대책본부를 가동했다. 9일에는 총리 주재로 긴급대책회의를 하는 등 확산을 막기 위한 총력 대응에 나섰다.
정부는 국민들이 공포와 혼란에 빠져 과도한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해야 한다. 메르스 확산 여부는 잠복기를 감안해 앞으로 2주가 고비라고 한다. 지금은 공포감을 갖기보다는 개인위생에 충실하고 평소처럼 차분히 일상을 보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