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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오포럼 주최하는 전경련.. 민간 경제외교로 위상 되찾나

이사장 맡은 반기문 前총장, 11월 서울개최 결정적 역할
양국 정·재계 500여명 참석.. 전경련 이미지 쇄신의 기회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중국 보아오포럼이 사상 처음 해외 지역회의 개최지로 한국을 선정하면서 그 배경과 성사 과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재계에서는 격화되는 미.중 무역전쟁의 역학관계, 보아오포럼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온 한국 경제계와의 관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편으론 국정농단 사태 이후 2년 가까이 문재인정부의 민간 경제파트너로서 철저한 외면을 당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한.중 정.재계 거물들이 대거 참석하는 보아오포럼 서울회의 개최를 계기로 이미지 쇄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반기문 전 총장, 결정적 역할

11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11월 19~20일 서울 동호로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보아오포럼 2018 서울회의' 개최는 보아오포럼 측이 전경련에 먼저 제의해 성사됐다. 특히 한국인 최초로 보아오포럼 이사장에 오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보아오포럼의 첫 지역회의가 서울에서 열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반기문 이사장이 보아오포럼 이사장을 맡게 된 게 글로벌화를 추진 중인 보아오포럼의 첫 지역회의 개최지로 한국이 선정된 큰 이유"라며 "반 이사장이 글로벌 민간 경제외교 역량이 높은 전경련을 서울회의 주최기관으로 적극 추천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미국과 전면적 관세전쟁을 벌이는 중국이 경제동맹 체제인 한국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려는 의도도 보아오포럼 서울회의 개최에 숨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그동안 보아오포럼에 큰 관심을 기울인 한국 경제계의 노력도 한몫했다.

매년 3~4월 중국 하이난섬에서 열리는 보아오포럼은 국내 거물급 기업인들이 매년 대거 참석하는 행사다. 올해 연차총회에도 최태원 SK 회장, 최재원 SK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의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등이 초대돼 중국 등 글로벌 주요 인사들과 교류를 나눴다. 국내 주요 인사들이 보아오포럼 이사회 요직도 여러번 맡았다. 반 이사장이 올 4월 취임해 보아오포럼 수장으로서 3년간 임무를 수행한다. 최태원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보아오포럼 상임이사를 지냈으며 권오현 회장도 올해부터 상임이사직을 맡고 있다.

■양국 정·재계 500명 참석…전경련 반전 계기

보아오포럼 서울회의는 한.중 양국의 민간 경제교류행사로는 역대급 규모가 될 전망이다. 중국 밖에서 열리는 첫 지역회의인 서울회의에는 중국 측 100여명, 한국측 300~400명 등 정·재계, 학계 등에서 500명 안팎의 유명 인사들이 참석한다. 전경련은 최근 허창수 회장과 리바오둥 보아오포럼 사무총장 명의로 회원사 대표들에게 초청장을 발송했다.
특히 국정농단 사태로 전경련에서 탈퇴한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도 초청명단에 포함돼 총수급 참석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전경련은 서울회의 개최로 국내를 대표하는 경제단체의 위상을 다소나마 회복하는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경제단체로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전경련이 대규모 국제행사 주최를 통해 민간 경제외교 역량을 다시 인정받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권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