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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일본은 어부지리?

미·중 무역전쟁 일본은 어부지리?
Japanese Prime Minister Shinzo Abe delivers a speech during a session of the Eastern Economic Forum in Vladivostok, Russia September 12, 2018. Donat Sorokin/TASS Host Photo Agency/Pool via REUTERS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이 전세계 시장에 약세장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됐다. 통화가치가 미국 달러에 얼마나 연동돼 있는지가 상대적으로 충격의 강약에 영향을 미쳐 일본은 상대적으로 이득을 볼 것으로 예상된 반면, 홍콩·미국·캐나다·이스라엘 등의 시장이 가장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CNBC는 11일(현지시간) 금융데이터 제공업체인 팩트세트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이같은 결론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팩트세트는 그러나 충격이 언제 시작돼 언제까지 이어질지 시간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팩트세트 포트폴리오분석그룹 담당 부사장인 이언 히시는 보고서에서 "금융시장이 아직은 무역전쟁에 따른 글로벌 충격을 저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미국과 중국간 무역 긴장이 고조돼 시장이 반응을 하게 되면 그 충격은 광범위할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 美달러 영향권 충격 커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대부분 주요국 경제가 충격을 받게 되고, 미국을 비롯한 상당수 증시가 약세장에 진입하게 될 것으로 예상됐다. 히시는 3가지 시나리오를 가정했다. 기본 가정은 무역분쟁이 현재의 흐름대로 이어지고, 긴장과 관세 역시 점진적으로 고조되는 상황이다. 다른 하나는 낙관적 시나리오다. 미국과 중국이 미래 어느 시점엔가 폭넓은 합의에 도달하고, 대신 새로 부과된 관세는 유지되는 경우다. 마지막은 '보수적' 시나리오로 양국간 관계가 '급속히 악화'하고 심각한 충격이 모아닥치는 상황이다. 히시는 각각의 충격을 판단할 때 2016년 영국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 이후 시장 반응을 참고로 했다고 설명했다.

3가지 시나리오를 감안할 경우 가장 큰 충격을 받을 곳은 홍콩, 영국, 미국, 캐나다, 이스라엘이 꼽혔다.

홍콩의 경우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도 주가가 9.28% 하락하고, 최악의 경우에는 22% 가까이 폭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이 친구이자 동맹으로 내세우고 있는 이스라엘은 이 가운데 충격이 가장 커 최악의 경우 주가가 27%, 낙관적일 경우에도 13% 넘게 폭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 日증시 7.5% 상승 전망도
미국과 캐나다는 10~22% 수준의 주가 하락이 예상됐다. 반면 일본, 스위스, 덴마크, 포르투갈, 네덜란드는 충격이 가장 적을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일본의 경우 기본 가정에서는 6%, 낙관적 가정에서는 4% 넘는 주가 상승률을 보이고, 보수적 시나리오에서는 7.5% 가까운 상승세가 기대됐다. 미·중 무역전쟁이 악화할수록 더 큰 반사이익을 보는 것으로 평가된 것이다.

일본만이 무역전쟁의 반사이익을 보는 나라로 지목돼 일본은 채권에서도 무역전쟁이 심화할 경우 가장 큰 이득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전쟁으로 불안해진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고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몰리면서 미국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거나 미국 이외의 대안이 될 일본 주식, 채권 같은 안전자산 수요가 높아질 것이어서 그렇다는 것이다. 미 달러 움직임에 환율이 민감히 반응할 수록 미·중 무역전쟁의 충격이 큰 반면 민감도가 낮으면 자산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적을 것임을 뜻한다. 히시는 여기서 작동하는 "경제적 직관은 비교적 간단한 것"이라면서 "관세가 비효율성을 높이고, 미래 경제성장률을 낮춰 교역 상대방 모두에 충격을 주고, 이는 결국 주식시장 밸류에이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