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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톡] 마윈 은퇴선언에 무성한 음모론

[차이나 톡] 마윈 은퇴선언에 무성한 음모론
연합뉴스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아름다운 은퇴 계획을 발표한 알리바바 마윈 회장의 행보 배경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중국 최대의 대표적 그룹을 키워낸 마윈 회장이 돌연 내년 55세 나이를 맞아 경영2선으로 물러난다고 밝히면서 벌어졌다. 은퇴를 하기엔 나이 등 여러 정황상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는 분위기이다. 18년째 장기집권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마윈 회장에게 보인 반응도 그렇다.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지난 11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제4회 동방경제포럼에서 마윈 회장을 본 후 "저기 앉아서 러시아 음식을 먹는 젊은이, 마윈에게 묻고 싶은데 이렇게 젊은데 왜 은퇴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마윈 회장은 "나는 더는 젊지 않다. 어제 러시아에서 54세 생일을 보냈다. 창업한 지 19년이 됐고 일도 많이 했다. 이제 교육이나 자선사업 등 더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답하자 푸틴 대통령은 크게 웃으며 "그래도 나보다 젊다. 나는 66세다"라고 말했다. 오는 2024년까지 장기집권이 보장된 푸틴의 엄청난 권력욕을 감안하면 55세에 은퇴를 결심한 마윈 회장의 행보가 이해되기 힘들다.

알리바바가 아시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 마윈이 보여준 인생역정과 경영노하우 그리고 리더십에 대한 향수도 마윈의 은퇴를 아쉬워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마윈을 비롯한 19명이 1999년 당시 자본금 50만위안(약 8000만원)으로 사업을 일으켜 시가총액 4200억달러(약 473조7600억원)짜리 거대 인터넷 상거래 기업을 일으킨 과정은 드라마 그 자체였다. 2003년 B2C 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의 성공과 2004년 내놓은 전자결제 플랫폼인 즈푸바오(알리페이) 흥행은 중국 내 알리바바 제국을 만드는 기초가 됐다. 그만큼 알리바바에 대한 애착이 깊은 마윈 회장의 존재감은 매우 크다.

이 같은 괴리감에서 마윈 회장의 사퇴를 둘러싼 정치적 음모론이 제기된다.

대만 자유시보는 마윈 회장의 내년 사퇴 발표는 자신의 비명횡사를 우려한 결단이라고 보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권좌에 오른 뒤 장쩌민 전 총서기 계열 인물에 대한 숙청작업이 시작됐다. 문제는 2014년 9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알리바바에 장쩌민 전 총서기 계열 인사들이 대거 포함돼 마윈 회장도 졸지에 장 전 총서기 계열로 비쳐졌다는 것이다. 부패척결 대상으로 지목된 샤오젠화 중국 밍톈그룹 회장, 우샤오후이 전 안방보험그룹 회장,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 왕젠 전 하이항그룹 회장 등의 비참한 종말이 마윈 회장에게도 예외일 수 없다는 점도 음모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jjack3@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