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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한은, 기준금리 인상에 신중하길

미국 연준(Fed)이 27일(한국시간) 기준금리를 연 2~2.25%로 0.25%포인트 올렸다. 이에 따라 한·미 간 금리역전 폭이 0.75%포인트로 벌어졌다. 주목할 부분은 연준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공개한 점도표다. 이에 따르면 위원들은 12월에 한 차례와 내년에 세 차례 추가인상을 예고했다.

미국의 지속적 금리인상이 자금유출 우려를 낳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국 경제는 유례가 드문 호황을 누리고 있다. 연준은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8%에서 3.1%로 올렸다. 실업률도 3.9%에서 3.7%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는 정반대 상황이다. 올 들어 국내경기는 하강국면에 들어서고 있다. 지난달 취업자 증가 폭이 격감하고, 실업자는 113만명으로 늘었다. 고용만 놓고 보면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이다. 설비투자도 5개월 연속 감소했다. 섣부른 금리인상은 피해야 한다. 식고 있는 성장엔진에 얼음물을 부어서는 안된다.

다행스러운 것은 금융시장이 안정을 유지하고 있는 점이다.
대규모 자금유출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한은은 좀 더 여유를 갖고 신중한 통화정책을 펴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 발등의 불은 자금유출이 아니라 추락하는 국내경기를 안정시키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