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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입국장 면세점, 할거면 제대로 해보라

내년 5월께 도입 예정
일자리에도 도움되길

내년부터 국내 공항에도 입국장 면세점이 운영된다. 정부는 지난주 입국장 면세점 도입계획을 밝혔다. 내년 5월께 인천국제공항에 시범운영한 뒤 다른 국제공항으로 확대한다. 이렇게 되면 출국장 면세점에서 면세품을 사서 여행 내내 들고다니다 가지고 들어오는 데 따른 불편을 덜 것으로 보인다. 입국장 면세점 도입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월 관계부처에 검토를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문 대통령은 "해외여행 3000만명 시대를 앞두고 있지만 입국장 면세점이 없어 시내나 공항면세점에서 구입한 상품을 여행기간 내내 휴대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고 도입 검토를 지시했다.

입국장 면세점은 국민의 여행불편 해소와 공항경쟁력 제고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여행객 대상 설문조사에서 80%가 찬성했다. 싱가포르, 일본, 홍콩 등 아시아 경쟁공항들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입국장 면세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사정을 감안할 때 입국장 면세점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더구나 정부는 입국장 면세점을 통해 축 처진 소비를 진작시키고 일자리를 늘리는 데 방점을 찍었다. 문 대통령은 "입국장 면세점은 해외소비 일부를 국내소비로 전환하고 외국인들의 국내 신규소비를 창출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새로운 수요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함으로써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하는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가 밝힌 입국장 면세점 운영계획을 뜯어보면 과연 소비 진작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효과를 낼 수 있을지에 의문이 간다. 입국장 면세점이 제 기능을 다하려면 활성화가 기본이다. 그런데 정부는 입점기업을 중소.중견기업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면세점은 소싱(상품유치) 능력이 성패를 좌우한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은 면세점의 '구색'인 명품 유치에 취약하고 가격경쟁력도 떨어진다. 담배 등의 품목제한도 지나치다. 이래서는 면세점의 활성화도 소비 진작도, 일자리 창출도 기대하기 힘들다.
경제활력과 공항경쟁력을 높이자고 나선 입국장 면세점이 제기능을 못하고 되레 여행객에게 외면받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

여러 우려를 딛고 입국장 면세점 도입을 결정한 이상 이왕이면 제대로 된 면세점을 만들어야 한다. 가장 신경을 써야 할 것은 면세점이 제대로 운영되도록 하는 것이며 면세점 활성화를 위해서는 입점기업이나 품목제한을 풀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