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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닛케이지수 27년만에 최고’가 주는 교훈

아베노믹스 드디어 효과.. 기업 살려야 경제도 살아

일본 증시가 거침없이 오르고 있다. 닛케이225 지수는 1일 2만4245.76으로 마감했다. 1991년 이래 27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버블 붕괴 이후 닛케이지수는 한때 7055(2009년 3월 10일)까지 떨어졌다. 이때와 비교하면 지금 주가는 약 4배가 올랐다.

증시 호황의 원인은 단기, 장기로 나눌 수 있다. 단기적으론 엔저 덕을 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달 26일 기준금리를 2~2.25%로 0.25%포인트 올렸다. 금리인상으로 달러 값어치가 세진 만큼 엔화는 약세로 돌아섰다. 최근 엔화 가치는 달러당 114엔까지 떨어졌다. 엔저는 도요타, 소니를 비롯한 일본 수출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을 높인다.

장기적으론 아베노믹스가 효과를 보고 있다. 최근 집권 자민당은 아베 신조 총리를 3년 임기의 총재로 다시 뽑았다. 아베 총리 임기는 오는 2021년까지 3년 더 늘어났다. 시장은 이를 반겼다. 연초에 아베 총리가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를 연임(5년)시킨 것도 시장엔 호재다. 일은 총재 연임은 반세기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아베 총리와 구로다 총재는 아베노믹스를 이끄는 쌍두마차다.

6년 전 아베 총리가 일본판 제로금리, 양적완화 정책을 펴자 논란이 컸다. 미국과 달리 실패할 것이란 관측도 많았다. 지금 와서 보니 결국 아베노믹스가 옳았다는 판단이 든다. 실업률은 완전고용 수준으로 떨어졌다. 기업들은 일손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른다. 지난 8월 유효구인배율은 1.63배를 기록했다. 구직자 한 사람당 일자리가 1.63개 있다는 뜻이다. 지난 2·4분기 주요 기업들의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두자릿수 뛰었다.

일본 경제의 움직임은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산업·인구 구조 면에서 종종 우리가 참고할 선행지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의 긴 터널을 아베노믹스라는 비상조치를 통해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아베노믹스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이 핵심이다.
초저금리와 무제한 통화 공급은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미국도 시장을 키워 경제를 살렸고, 이제 일본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시장경제에서 시장, 곧 기업이 살아나지 못하면 나라 경제가 바로 설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