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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삼성 반도체 신화, 바이오서 재연 기대

삼성이 또 사상 최고 실적을 냈다. 삼성전자는 5일 3.4분기 잠정실적을 내놨다. 매출 65조원에 영업이익이 17조5000억원이다.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4% 늘었다. 역대 최대인 올 1.4분기(15조6400억원)를 훌쩍 넘어섰다. 영업이익률도 26.9%로 신기록을 세웠다. 올 들어 3.4분기까지 매달 평균 5조8000억원씩을 벌어들였다. 반도체의 성장에 힘입었다. 반도체 영업이익은 13조5000억원에 달한다.

사상 최대 실적잔치를 이어가는데도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 반도체 편식이 너무 심해서다. 영업이익의 80%가 반도체에서 나왔다. 반면 그동안 실적을 쌍끌이해 온 스마트폰은 영 신통찮다. IM(IT.모바일) 사업부문은 영업이익이 2조원대 초반에 머물며 전분기보다 꺾일 것으로 예측됐다.

지금은 잘나가지만 행여라도 반도체마저 힘이 빠지면 큰일이다. 삼성은 물론이고 대한민국의 수출전선, 더 나아가 국가경제에 먹구름이 낀다. 반도체의 수출비중은 꾸준히 늘어 지난 8월에는 22%에 달했다. 당장 메모리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며 반도체시장에서 고점 논란이 빚어진다. 미.중 통상전쟁, 중국의 반도체 굴기 등 반도체시장을 위협하는 대외변수도 수두룩하다.

삼성은 물론이고 국가 차원에서도 '제2의 반도체'를 시급히 키워야 할 이유다. 삼성은 그 해법을 바이오산업에서 찾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바이오산업을 제2의 반도체로 키우겠다"며 여기에 온힘을 쏟고 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세계 최대 규모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을 준공하고 최근 가동에 들어갔다. 곧 4공장 건설에도 나설 예정이다. 목표는 세계 1위다.

바이오산업은 2020년 글로벌 시장 규모가 제약을 포함해 1700조원으로 추산된다. 이만한 미래 먹거리가 없다.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 손정의 등 글로벌 IT업계 수장들도 IT 다음은 바이오(BT)로 보고 투자에 뛰어든다.
정부도 바이오산업을 5대 미래 먹거리로 정해 집중 지원하겠다며 팔을 걷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8월 김동연 부총리에게 해외임상시험 연구개발 등 세제완화, 약가규제 완화, 바이오의약품 원료수입 규제 개선 등을 요구했다. 정부는 바이오산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를 확 풀어 제치는 것으로 미래 성장산업 육성 의지를 보여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