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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 노령견 보호소 데려가 안락사 요청한 매정한 견주

20살 노령견 보호소 데려가 안락사 요청한 매정한 견주
동물보호소에 안락사 요청과 함께 들어온 20살된 노령견

한 견주가 20살된 노령견을 유기동물 보호소에 데려가 안락사를 요구한 사실이 공개돼 많은 이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9일(현지시간) 한 외신에 따르면 최근 한 미국의 유기동물 보호소에 견주가 '레이더'라는 이름의 개와 함께 찾아왔다. 직원들이 보기에 개는 나이가 많이 들었을 뿐 건강에 이상이 없었으나, 견주는 개의 안락사를 요구할 뿐이었다.

보호소 직원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레이더를 안락사하지 않을 경우 여생을 따뜻한 곳에서 살 수 있도록 새로운 가족을 구한다는 글을 게재했다.

이들은 "가끔 동물들이 말도 안되는 이유로 보호소에 들어온다. 우리는 이번에도 할말을 잃었다"라며 "작은 곰같이 생긴 개가 레이더인데,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 매우 겁을 먹은 상태이며 지금 어떤 상황인지 영문도 모른채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호소 직원들의 글은 일파만파로 퍼져나갔고, 미국 텍사스주의 한 동물구조단체의 귀에 들어가게 됐다.

단체 측은 "글을 보자마자 노령견인 레어디를 그 보호소에서 데리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레이더가 세상을 떠나더라도 차가운 보호소에서 겁에질리고 외롭게 가는 것이 아니라 꼭 따뜻한 집에서 위엄있게 갔으면 했다"라고 지적했다.

수의사의 검진을 받은 레이더는 견주로부터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발톱은 너무 길어 동그랗게 말려있었으며 영양실조도 걸려있었다.

단체 관계자는 "레이더는 뼈가 앙상하게 튀어나와 있었고, 뒷다리의 근육이 별로 없었다. 어쩌면 좁은 철장안에 갇힌 채 생활했을 수도 있다"라며 "우리는 아이의 이야기를 다 알지 못하지만, 아이를 보면 매우 슬프고 화가 난다"라고 언급했다.

주인에게 버림받았음에도 레이더는 주인을 계속 찾고 있다고 단체 측은 전했다.
단체 관계자는 "레이더가 자꾸 냄새를 맡으며 돌아다닌다. 마치 주인의 냄새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냄새를 맡다가 지치면 사람 곁에 꼭 붙어앉아 몸을 비벼대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레이더의 새 가족을 찾는 데 열중하고 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반려동물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