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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멀어진 3%대 성장시대, 지켜만 볼 건가

성장률 추락에 고민 안보여..혁신성장 추진 속도 높여야

3% 성장 시대가 멀어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9일(현지시간)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2.8%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내년에는 성장률이 2.6%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당초 전망치(올해 3%, 내년 2.9%)와 비교하면 각각 올해 0.1%포인트, 내년에 0.3%포인트 낮춰 잡은 것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지난달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하향조정했다. 당초 3% 성장이 무난할 것이라던 정부 예상은 빗나갔다. 우리 경제가 급속한 하강국면에 들어서고 있다.

세계경제는 우리와는 흐름이 다르다. IMF는 지난해 세계경제가 3.7% 성장한 데 이어 올해와 내년에도 같은 수준의 높은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당초(3.9%)보다 0.2%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IMF는 그러나 "세계경제는 2016년 중반부터 시작된 경기확장세가 지속되고 있고 올해와 내년 성장률은 2010∼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마저도 10일 최근 경제상황에 대해 "투자감소와 고용부진으로 전반적인 경기가 정체상태"라는 진단을 내놓았다. 세계경제가 호황을 누리고 있음에도 한국만 '외톨이 불황'에 빠져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기하강보다 더 심각한 것은 3% 성장 시대가 막 내리고, 2% 성장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점이다. 우리 경제는 2000년대 초반까지 연평균 4~5%의 성장을 지속했다. 이명박정부 5년간 연평균 3.2%, 박근혜정부 4년간에는 3%씩 성장했다. 성장률이 낮아지는 추세였지만 3% 성장을 유지했다. IMF 전망이 맞다면 문재인정부 전반부 3년간의 연평균 성장률은 2.8%로 떨어진다.

그럼에도 문재인정부는 별 문제의식을 내보이지 않고 있다. 성장률을 높이기 위한 대책은 물론이고 내부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는다. 이는 문재인정부에 성장론다운 성장론이 없기 때문이다. 소득주도성장은 엄밀히 말하면 성장론이 아니라 분배론이다. 혁신성장도 내세우고 있으나 그 실적이 매우 부진해서 말뿐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성장을 백안시하고 분배에만 치중하는 모습이 걱정스럽다. 과거 박정희정부 시절의 성장 일변도 정책에 대한 비판은 필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성장의 가치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너무 나간 것이다. 성장 없이는 분배도 없다. 성장과 분배를 균형 있게 추구해야 한다.
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받는 폴 로머 교수(미국 뉴욕대)는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늘어난 소득이 기술 습득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득주도성장을 위해서도 신기술과 신산업에 대한 과감한 규제혁신이 시급하다. 혁신성장에 체중을 실어 3% 성장을 실현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