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전국 첫 '워라밸' 지원 조례 제정...일과 삶의 균형 지원

전국적으로 '워라밸'(Work & Life Balace) 열풍이 확산되면서 부산시가 올해 5월 전국 최초로 '일·생활 균형 지원 조례'를 만들었다. 부산시의 조례 제정에 따라 유관기관들도 워라밸 문화 확산에 잇따라 동참하고 있다. 지난 9월 4일 부산 금정구 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워라밸 문화 확산 캠페인' 모습.

부산의 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회사원 김모씨(34)에게 일과 삶의 균형을 의미하는 '워라밸(Work & Life Balance)'이라는 단어는 좀처럼 와닿지 않는다.

직원이 20명 남짓한 회사라서 주52시간 근무제는 2020년부터 적용되는데다 주말에도 일이 있으면 휴일을 반납하는 일이 다반사다.

김씨가 쉬면 마땅히 대체할 인력도 없어 입사 후 5년이 지나도록 장기 휴가 한 번 맘편히 가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져도 될까 솔직히 의문이 든다는게 김씨의 심정이다.

이처럼 열악한 근무 환경을 벗어나는데 도움이 되고자 올해 부산시는 5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워라밸 지원 조례를 만들었다.

이 조례는 기존 '가족친화 사회환경 조성 지원 조례'의 지원 대상을 직장과 가정으로 확대해 '일·생활 균형 지원 조례'로 명칭을 바꾸고 시 정책의 초점을 워라밸에 맞춘다는 취지로 제정됐다.

통계청과 고용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부산지역 상용근로자는 지난해 한 달 평균 174.7시간을 일해 전국 평균(173.2시간)보다 한 시간 반을 더 근무한다. 가족보다 일을 우선으로 여기는 응답자도 63.0%로 전국 평균인 53.7%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히 가사노동과 육아부담이 여성에게 집중되면서 여성에게 워라밸은 더 힘든 것으로 분석됐다.

부산지역 직장 여성들의 가사노동시간은 하루 평균 183분으로 남성의 43분과 비교해 4배 이상으로 많다.

여기에 육아부담도 여성에게 집중된다.

지역 사업장 중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 사업장 비율은 0.100%로 전국 평균(0.125%)에 미치지 못했다. 전국 7대 도시 중에서도 울산, 서울, 대전, 인천에 이어 5위에 머물렀다. 2016년 기준 지역 육아휴직 수급자는 8513명이며, 이 중 여성 비율은 95.7%에 달했다.

이처럼 일과 생활이 불균형을 이루면서 부산은 합계 출산율이 지난해 기준으로 0.98명으로 1명에도 못 미치는 초저출산 도시로 전락했다.

부산시가 조례로 정하면서까지 워라밸을 지원하고 나선 이유다.

조례는 일·생활의 균형을 위해 부산시 차원의 종합적인 지원정책을 수립하고 매년 지원계획을 정해 시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일·생활의 균형을 위한 사회환경과 직장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과 전문인력 양성, 컨설팅 및 교육 등에 예산을 투입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부산시는 조례에 따라 올해말까지 북구 금곡동 부산여성가족개발원 내 일·생활 균형지원센터를 설치해 관련 정책을 만들고, 워라밸 우수 기업을 발굴해 컨설팅 등을 지원한다.

여성 경제활동 참여율을 높여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사업도 확대한다. 육아휴직으로 공백이 발생하는 산업체에 대체인력을 훈련시켜 투입하는 사업의 인력을 지난해 100명에서 올해 110명으로 늘렸다.

부산시 관계자는 "저출산 문제와 워라밸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면서 "워라밸 조례 개정을 계기로 부산의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고 여성 경제활동을 확대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지원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