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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황교안·오세훈 영입하며 '춘추전국시대' 열리나

-[주간 HOT 이슈] 한국당, 황교안·오세훈 등 영입추진
-독보적 당내 구심 없고 차기 당권 후보 난립으로 '춘추전국시대' 예측

절대 강자가 없는 미래 권력의 난립. 치열한 전쟁과 명멸의 시기. 그리고 새로운 힘으로의 통합. 중국 고대사 500년을 장식한 춘추전국시대 이야기다. 동시에 자유한국당이 마주할 수 있는 가까운 미래의 모습이기도 하다.

■70년 정치권력 차지한 보수정당의 후예
자유한국당은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70년 동안 정치권력 대부분을 '독점'했던 보수정당들의 후예다. 역대 보수정당들은 대통령 직선제가 부활한 13대 대선 이후 치뤄진 7번의 대선에서 4번 이겼다.

하지만 이제 모두 '옛날 이야기'가 됐다. 한국갤럽이 12일 발표한 정당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더불어민주당 43%, 자유한국당 11%, 정의당 10%, 바른미래당 8%, 민주평화당 1% 순으로 나타났다. 보수정당으로 분류되는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단순 지지율 합산은 민주당의 절반 수준이다.

한국당, 황교안·오세훈 영입하며 '춘추전국시대' 열리나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김용태 위원장(왼쪽 세 번째)과 위원들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춘추전국시대' 열리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구심점을 잃고 표류하던 한국당은 대선과 지방선거를 치르고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을 합류시키며 전열 재정비를 구상하고 있다.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은 친박·비박 권력 다툼으로 시끄러운 시간이 많았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계파 갈등은 잠잠한 듯 보인다. 한국당 지도부도 '보수 대통합'을 이야기 하고 있다. 하지만 당 재정비가 안정권에 이르면 당내 권력 다툼은 피할 수 없다.

눈에 띄는 점은 과거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같은 독보적인 당내 구심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당은 내년 초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비대위의 통제력이 새로운 권력으로 이양되는 시기, 지금부터 내년 초까지가 한국당의 미래에 결정적 시간이 될 가능성이 높다. 누가 당의 새로운 리더가 되느냐에 따라 당이 하나가 될 수도, 또다른 계파 갈등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당 지도부가 황교안 전 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여러 당외 인사 영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홍준표 전 대표, 김무성 의원 등 중진의원들의 당권 도전도 점쳐진다.

절대 강자가 없는 한국당의 미래 권력을 장악하기 위한 인물열전, 춘추전국시대가 열릴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한국당, 황교안·오세훈 영입하며 '춘추전국시대' 열리나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지난달 7일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기념관에서 열린 '황교안의 답' 출판기념회에서 책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교안 전 국무총리, '범보수 대선후보 선호도 1위'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범보수 대선후보 선호도 1위로 올라섰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발표한 범보수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13.9%가 황 전 총리를 1위로 뽑았다. 한국당 지지층으로도 분석할 수 있는 보수야권, 무당층 응답자 사이에선 28.5%를 기록해 2위 유승민 전 의원(10.7%)과 3위 안철수 전 의원(10.6%)을 두 배 이상 앞섰다.

황 전 총리는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냈다는 아킬레스건을 갖고 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 아킬레스건은 황 전 총리의 정치적 자산이기도 하다. 한국당엔 여전히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많은 당원들이 있다.

그는 검사와 법무부 장관,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 대행을 맡으며 인지도를 높였다. 법무부 장관 시절 통합진보당 해산 과정을 주도하며 지지자들로부터 '눈도장'을 받았다. 황 전 총리는 국회 국정감사 일정이 끝난 후 한국당 의원 10여명과 회동을 진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황교안·오세훈 영입하며 '춘추전국시대' 열리나
오세훈 전 서울시장. 사진=연합뉴스
■오세훈 전 서울시장, '무상급식 주민투표'의 기억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변호사 시절 대한민국 최초의 '일조권 침해 피해보상 판결'을 이끌었다. 당시 한국 사회에선 '일조권'이라는 개념도 잘 알려지지 않은 때 였다. 16대 국회의원을 시작으로 민선4기·5기 서울시장에 내리 당선되며 '차제대 보수'로 입지를 다졌다. 그는 2010년 지방선거를 계기로 촉발된 '선별적 복지'와 '보편적 복지'의 대결 구도 중심으로 뛰어들었다. 서울시의회가 통과시킨 '무상급식 조례안'에 반발하며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실시했다. 그는 주민투표가 실패할 경우 시장직을 사퇴하겠다고 공언했다. 주민투표 결과 최종 투표율은 25.7%였다. 투표함을 개봉하기 위해선 투표율 33.3%가 필요했다. 오 전 시장은 당시 한나라당 지도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시장직을 사퇴했다. 이후 그는 7년 가까운 시간 동안 중앙 정계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선 정세균 의원에 패했다. 그의 서울시장 사퇴로 치뤄진 보궐선거에선 박원순 서울시장이 등장하며 최초의 3선 서울시장이 됐다. 오 전 시장의 당시 행보에 대해선 '과도하고 성급했다'는 평가와 '확실한 신념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엇갈린다. 그는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일상을 공개했다.

한국당, 황교안·오세훈 영입하며 '춘추전국시대' 열리나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26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 프레스클럽에서 전술핵 재배치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가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준표·김무성 등 '중진'에겐 '엇갈린 시선'
이외에도 홍준표 전 대표와 김무성 의원 등 중진 인사들의 역할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있다.

홍 전 대표는 SNS를 통해 정부를 비판하면서도 정치 전면에 나설 기회가 많진 않아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무성 의원은 새누리당 시절 '비박 좌장'으로 통했다. 또 대표적인 한국당 내 복당파로 통한다.

이들은 당내 구심점 역할을 할 기반이 비교적 탄탄하다는 강점이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이 당의 전면에 나서는 것 자체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한국당은 원희룡 제주지사와도 함께 하길 원하고 있다.
반면 원 지사는 "도민만 보겠다"며 다소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수도권과 TK지역 의원들이 당의 구심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당 차기 당권 주자만 '10여명'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당내 '춘추전국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