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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장이 이전투구의 장인가’ 여야, 기재위-정무위 공방만

심재철 사임·보좌진 특채 논란..정책국감 사라지고 고성 난무

비인가 재정정보 유출과 여당 의원 보좌진 특채 논란을 놓고 여야가 16일 국정감사장에서 또다시 격돌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선 비인가 정보 유출사건의 당사자인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의 기재위원 사임을 촉구하는 여당과 이에 맞선 야당이 강하게 충돌했다.

정무위에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 보좌진의 피감기관 특채에 대해 한국당은 특혜 논란을 제기했고 여당은 전문성을 살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책 검증에 앞서 정보 유출과 보좌진 특채 논란으로 국감장이 여야 간 정쟁의 장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그나마 환경노동위에선 최저임금 인상을 차등 적용하는 것에 대한 정책대결이 펼쳐지기도 했다.

■고성 난무 기재위, 심재철 공방에 파행

국회 기재위에서 한국재정정보원을 상대로 열린 기재위 국감에서 여당 의원들은 심 의원의 국감 배제를 요구했고, 한국당은 강하게 반발해 결국 파행되기도 했다.

심 의원은 "청와대에서 업무추진비를 부당하게 사용된 것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이라며 "이것을 가지고 국가기밀이라고 말하는 것은 당치 않다"고 주장했다.

여당 의원들은 심 의원을 향해 "창피한 줄 알라. 증인석에 가서 앉으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심 의원은 "얘기를 들으라"며 강대강 대치 속에 파행이 빚어졌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에서 "심재철 의원과 기재부, 재정정보원이 맞고소 상태로, 고소인과 피고소인이 감사인과 증인으로 국감장에서 마주친 적이 있나"라면서 "심 의원과 기재부에 면죄부를 주는 방탄국회가 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경협 의원도 "감사위원으로 고소인을 감사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가능한 일인가"라며 "2013년 국정원 댓글 국정조사 특위에서도 우리당 진선미, 김현 의원에 대해서도 고소 당사자라 특위 사퇴를 당시 새누리당이 요구했고 두 의원은 사퇴했다"고 강조했다.

권성동 한국당 의원은 두 의원을 향해 "마치 청와대와 기재부의 대변인이 이 자리에 앉아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며 "민주당이 이렇게 속좁은 마음으로 해서는 안된다"고 일갈했다.

■정무위, 與 보좌진 피감기관 특채 논란 지속

정무위 국감에선 여당 의원 보좌진들의 정부 내 정책자문위원 채용이 주된 이슈로 다뤄졌다.

한국당은 이들이 신설된 정책전문관 자리에 채용된 특혜임을 강조, 공세를 펼쳤고 민주당은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사에 대한 채용이라고 반박했다.

문제를 제기한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권익위 국감에서 "권익위가 여당 비서관 출신을 최근 채용했다"며 민병두 정무위원장 외 민주당 우원식, 제윤경 의원과 강기정 전 의원 보좌진들의 정책자문위원 채용 사례를 언급했다.


김 의원은 "다른 부처 24명의 정책보좌관 중 14명이 여당 비서진 출신으로 58%에 달한다"며 "여당 비서진의 일자리 늘리기"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김선동 의원은 "새로 만든 자리에 특정 정당이 집중해서 가니까 문제 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채용된 보좌진들에 대해 "실력이 없으면 못 버티는 자리"라며 "특정 보좌진의 일자리를 알아봐주는 입법부와 행정부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