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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타자' 브룩스 켑카, CJ컵 손에 넣고 세계랭킹 1위 등극(종합)

'장타자' 브룩스 켑카, CJ컵 손에 넣고 세계랭킹 1위 등극(종합)
21일 제주도 서귀포시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열린 PGA투어 더CJ컵@나인브릿지 4라운드 9번홀에서 300야드를 남기고 3번 우드로 두 번째샷을 날리고 있는 브룩스 켑카. 켑카는 이 홀에서 투온에 성공해 버디를 잡아 갤러리의 탄성을 자아냈다.
서귀포시(제주도)=정대균골프전문기자】브룩스 켑카(미국)가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켑카는 21일 제주도 서귀포시 클럽 나인브릿지(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CJ컵@나인브릿지(총상금 950마달러)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보기는 2개로 줄이고 이글 1개와 버디 8개를 잡아 8언더파 64타를 쳤다. 최종합계 21언더파 267타를 기록한 켑카는 8타를 줄이며 맹추격전을 펼친 개리 우드랜드(미국)를 4타차 단독 2위로 여유있게 따돌리고 우승 상금 171만달러(약 19억3657만원)를 획득했다.

세계랭킹 3위였던 켑카는 이번 대회서 단독 2위만 하더라도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에 오를 수 있었다.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이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작년 우승자 저스틴 토머스(미국)의 강추로 이번 대회에 출전한 켑카는 4타차 단독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에 임하면서 대회 우승과 세계랭킹 1위 등극을 예약했다.

5번홀(파4)까지 보기와 버디를 2개씩 주고받아 타수를 줄이지 못하면서 추격자들의 추격을 허용한 켑카는 13번홀(파3)까지 우드랜드에게 공동 선두 자리를 허용하면서 우승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15번홀(파4)에서 6m 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가며 승기를 잡았다.

막바지로 갈수록 피를 말리는 접전이 예상된 가운데 우승에 쐐기를 박은 결정적 버디가 16번홀(파4)에서 나왔다. 티샷이 페어웨이 벙커에 빠진데 이어 두 번째샷마저 그린 왼쪽 러프에 빠져 위기를 맞았다. 만약 보기를 하면 단독 선두에서 공동 선수로 내려올 긴박한 상황이었다. 캐디의 '꼭 넣어야 한다'는 말을 듣고 깃대가 보이지 않은 상태서 친 25야드 가량의 칩샷이 그대로 홀 속으로 빨려 들어간 것. 그리고 그것으로 사실상 상황은 종료됐다. 켑카는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팬서비스 차원의 투온에 성공해 이글로 연결했다.

PGA투어 대표적 장타자 중에 한 명인 켑카는 2017-2018시즌 메이저대회인 US오픈과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PGA투어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특히 US오픈은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우승이다. 이번 대회까지 통산 5승 중 3승이 메이저대회여서 '메이저 사나이'라는 닉 네임이 붙었다. 켑카는 대회 지난 시즌 투어 라운드별 평균타수에서 1라운드 73타, 2라운드 71타, 3라운드 70타, 그리고 마지막 69타 등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성적이 좋아지는 특징을 갖고 있어 한동안 1인자 자리를 군림할 가능성이 높다.

켑카는 "8번홀에서 우드랜드가 맹추격을 하고 있는 것을 알았다. 후반 플레이가 잘돼서 우승한 것 같다"면서 "평소 꿈이었던 우승으로 세계랭킹 1위에 오르는 것을 실현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이어 "코스가 아주 재미있다. 내년에도 출전할 것인데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켑카는 라운드를 거듭하면서 스코어가 좋아지는 경향에 대해 "라운드를 할수록 그린 등 코스를 좀 더 자세히 알게 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대회 마지막날 바람이 잠잠해지자 선수들의 타수 사냥이 본격화됐다. 특히 라이언 파머(미국)는 보기없이 버디만 10개를 쓸어 담아 10언더파 62타를 쳤다. 지난해 1라운드서 토머스가 기록한 코스 레코드(9언더파 63타)를 1타 줄인 신기록을 수립한 파머는 라파 카브레라 베요(스페인)과 함께 공동 3위(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의 성적표를 받아 쥐었다.

첫날 1오버파로 부진했던 전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데이(호주)는 3라운드에서 7타를 줄인데 이어 이날도 5언더파 67타를 쳐 스콧 피어시(미국)와 함께 공동 5위(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로 대회를 마쳤다. 역시 전 세계랭킹 1위 아담 스콧(호주)도 이날만 무려 9타를 줄여 공동 10위(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의 성적표를 받아 쥐었다.

한국 국적 선수 중에서는 김시우(23·CJ대한통운)이 가장 좋은 성적표를 제출했다. 김시우는 이날 1타를 줄여 공동 23위(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에 자리했다. 제주 출신 강성훈(31·CJ대한통운)이 공동 29위(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 5명이 출전한 KPGA코리안투어 선수 중에서는 막차로 출전 티켓을 잡은 맹동섭(31·서산수골프앤리조트)이 공동 41위(최종합계 4언더파 284타)로 베스트 성적을 냈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