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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號 출범 두 달, 기울어진 당청관계 '균형맞추기' 성공

이해찬號 출범 두 달, 기울어진 당청관계 '균형맞추기' 성공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운데)가 지난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주민 최고위원, 이해찬 당대표, 박주민 최고위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을 이끈지도 두 달이 돼가면서 기울어져있던 당청 관계가 '수평적'으로 복원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표 취임 이후 정책적으로 청와대 결정에 이끌려다니지 않고, 제대로 할 말을 하는 '강한 여당'이 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내부적으로도 기존의 '버럭 호통' 이미지를 벗고 당내 의원들과 눈높이를 맞춰 소통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다만 일각에선 대표가 원내대표 역할까지 도맡아 만기친람식 행보로 인해 '투톱' 행보에 차질이 생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버럭,호통 탈피..'소통 메신저' 역할 톡톡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가 당권을 거머쥔 지 이날로 57일째가 되며 이 대표 리더십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제기된다.

무엇보다 과거 수직적 당청관계를 수평적 관계로 치환시킨 게 대표적인 성과물로 꼽힌다.

청와대에 할 말은 하고, 야당에 무조건 호통을 치기 보단 대화를 시도하는 등 당청, 여야 관계에서 '균형'을 이루려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과거 국무총리, 장관을 역임하면서 쌓아온 풍부한 경륜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청와대, 정부, 야당측을 설득과 이해를 구하는 과정에서 이슈를 주도하는 '강한 여당' 구현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특히 정권교체 이후 1년 동안 시달려온 '청와대만 있고 여당은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을 불식시키고 청와대와 동등한 관계로 여당의 위치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3선 중진의원은 "이 대표는 취임 직후 당정청 회의를 매달 열며 정례화하자 제안했는데, 이는 주요 정책·이슈에 있어 당이 청의 결정을 수용하고 지원하는게 아닌, 함께 방향을 모색하고자 함이었다"고 밝혔다.

실제 이 대표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 수립에 앞서 종합부동산세 강화, 공급 확대의 필요성을 언급했고 이는 정부의 정책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對野 관계는 여전히 인색 지적
다만 야당과의 협치와 관련해선 아쉽다는 평가가 상존한다.

취임 초기 이 대표는 "야당과 최고 수준의 협치를 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야당과의 협치를 이뤄낸 사안이 없다.

10·4선언 기념행사를 위해 방문한 평양에서 이 대표가 "제가 살아있는 한 절대 정권을 안 빼앗기겠다"고 직설적인 워딩을 해 야당을 도발하며 협치에서 한발 더 멀어진 상황이다.

당 내부적으로도 최대한 소속 의원들 의견을 많이 듣고 정책에 담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다선 의원, 총리 경험으로 이 대표가 각종 이슈에 잘 대응하는데, 특히 여당 내 각 상임위원장들과 주기적으로 만나 사안에 대한 입장을 잘 들으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만기친람식 행보로 인해 원내 사령탑이 해야 할 역할까지 하는 바람에 당내 '투톱' 행보에 이상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현존하는 게 부담이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