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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북미회담, 해 넘기면… 종전선언·김정은 답방도 늦어질듯

트럼프 "서두르지 말라" 북미협상 속도조절론 견지
남북관계 스케줄에도 차질

2차 북미정상회담이 내년초로 늦춰질 가능성이 나오면서 연내 종전선언,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 방문 등이 줄줄이 지연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문제 관련 "서두르지 말라"고 하는 등 2차 북미 정상회담은 예상보다 더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고위당국자가 2차 북미정상회담은 내년 1월 1일 이후가 될 것 같다고 말한 것도 최근 알려졌다. 이는 북미간 비핵화·체제보장 신경전이 치열해 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제재를 강화하면서 협상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북미관계 개선이 지연되면서, 남북간 주요 문제들도 영향을 받고 있다. 우선 4·27판문점선언에 담긴 '연내 종전선언'은 북미협상과 연관이 있는 만큼 사실상 어려워질 것으로 관측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 방문도 내년에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북미협상 지연, 남북문제에도 영향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네바다주 엘코에서 가진 중간선거 유세에서 북한문제 관련 "그것은 잘 될 것이다"라며 "서두르지 말고, 잘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협상 속도조절론을 견지하면서 남북관계 개선의 스케줄도 차질이 예상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11월 중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3자 또는 4자 종전선언, 그후 김 위원장의 서울방문이 가장 좋은 로드맵이었다"며 "현재 상황에서 11월 북미정상회담을 하지 못하면 연내 종전선언은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은 북미협상과 별개로 성사될 여지는 남아 있다. 하지만 북미간 비핵화와 체제보장 협상이 미진한 상황에서 북측 최고지도자의 첫 서울 방문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대했던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비건 대북특별대표와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실무협상도 진행되지 않아 '어떤 이유가 있는지'에 관심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7일 4차 방북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고 돌아와 서울에서 기자들에 "스티븐 비건의 카운터파트는 최선희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힌바 있다.

비건 특별대표도 당시 "내 카운터파트에 가능한 한 빨리 보자고 초청장을 보냈다"며 "날짜와 장소를 조율하고 있다"고 밝혀 실무협상이 빠르게 진행될 것임을 시사했다.

■북미 실무회담·고위급회담 열릴까

이같은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1~23일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비건 대북특별대표와 한미 북핵 협상대표 회담을 갖는다.

이 본부장은 이날 인천공항 출국길에서 비건 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실무협상 관련 "시간을 어떻게 잡느냐의 문제"라며 "되느냐 안되느냐 단계는 지난 것 같다"고 밝혀 기대감을 갖게 했다.

한편 북미 협상과 무관하게 진행할 수 있는 남북 실무회담 및 교류는 잇달아 개최될 예정이다.


우선 22일 남북산림협력회담은 개성공단연락사무소에서 첫 남북실무회담으로 진행된다.

10월 하순 보건의료분과회담, 10월말 체육회담 등도 연락사무소에서 개최된다. 또 이달 북측 예술단의 서울공연도 예정돼 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