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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군사훈련 유예·연기… 한반도 비핵화 대화국면 재가동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 연기.. 北에 대한 한·미 명분 쌓아

한국과 미국 양국의 굵직한 군사훈련이 유예되거나 연기되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를 순조롭게 이끌어내기 위해서다. 그동안 북한은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침략 연습'으로 규정, 신경질적 반응을 보였기 때문에 훈련의 유예는 북한의 전향적 비핵화에 긍정적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한·미가 안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연합훈련을 실제적으로 중지하고 있는 만큼 이제 북한도 '검증' 등을 포함한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내놓아야 비핵화 협상이 진전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1일 국방부에 따르면 한미 군사당국은 지난 19일(현지시간) 12월 중 시행하기로 했던 한미연합 공중군사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을 연기하는데 합의했다. 이번 결정은 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은 '비핵화 촉구용' 한미연합훈련 중지의 일환이다.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의 중지는 북한으로서는 비핵화 진전의 호재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이번 한미연합 공군훈련의 중지로 대형 연합훈련은 올해 이후 을지프리덤가디언(UFG), 두 차례 예정된 한미 해병대연합훈련(KMEP)을 포함, 4개가 중지되거나 연기됐다. 즉 한미가 훈련을 미루는 등 예봉을 꺾으면서까지 북한의 비핵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한미가 북한의 결단을 위해 실질적 조치인 한미 연합훈련을 유예·연기시키고 있는 것은 북한에 대한 한미 양국의 명분을 쌓아주는 역할도 한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미국이 각각, 또는 함께 보여줄 수 있는 만큼 성의표시를 했고, 이제는 북한도 한미 양국과 전 국제사회에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를 나설 필요가 있고, 이번 국면이 유야무야되면 과거와 같이 답답한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소 안보통일센터장은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중지에서 북한과 비핵화 협상을 이어가려는 미국의 의지가 읽히지만 북한이 남은 조치인 '핵 신고 검증'을 거부한다면 더 이상 대화가 진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