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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원룸 화재… 외국인 아이들만 희생

4세 사망 10대 3명 위중.. 어른 집 비운사이 불 나

토요일인 지난 20일 경남 김해 원룸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로 사망하거나 크게 다친 4명은 4~14세의 한국말이 서툰 외국 어린아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20일 오후 7시 40분께 경남 김해시 서상동 한 4층짜리 원룸 건물에서 불이 났다. 불은 20여분 만에 꺼졌지만 피해는 컸다.

이 화재로 2층에 살던 우즈벡 출신 A군(4) 등 10명이 부상을 당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A군은 숨졌다. A군 부모를 포함한 외국인 4명 등 9명은 매연 흡연 등으로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또 A군과 오누이 사이인 12살·14살 2명, A군 이종사촌인 13살 아이 등 3명 모두가 크게 다쳤다. 이들 3명은 상태가 위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군 집에는 당시 어른이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군 이모가 당일 아이들을 돌보고 있었지만, 화재 발생 1시간 전 장을 보려고 집을 잠시 비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다른 집 주민들이 모두 대피한 점 등에 미뤄보면 아이들이 자기들끼리 있다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거나 '불이야' 했더라도 말을 못 알아들었을 수도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 밖에 다른 주민 6명도 연기 흡입 등 경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불은 주차장에 있던 차량 7대를 태우고 1억 8000만원 상당(소방서 추산)의 피해를 냈다.


경찰은 건물주를 상대로 의무 소방설비를 제대로 갖췄는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경찰은 해당 건물에서 스프링클러는 설치 의무 대상이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필로티 구조의 1층 주차장에 있던 1t 화물차에서 불이 시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날 오전 합동 감식을 통해 원인 규명에 나선다.

win5858@fnnews.com 김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