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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웅 쏘카 대표 "모빌리티 혁신으로 규모의 경제… 결국 택시이용도 늘 것"

기존 사업자·경쟁자도 '타다' 플랫폼에 올라탈 것

이재웅 쏘카 대표 "모빌리티 혁신으로 규모의 경제… 결국 택시이용도 늘 것"
이재웅 쏘카 대표가 21일 서울 성수동 쏘카 사무실에서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지금은 국내 모빌리티 시장에 커다란 시스템 변화가 오고 있는 시기입니다. 모빌리티 시장은 결국 변할 수 밖에 없고, 3~4년이 지난 뒤 이동할 때 먼저 켜는 애플리케이션이 쏘카와 타다가 될 것입니다."

포털사이트 '다음' 창업자에서 모빌리티 전도사로 돌아온 이재웅 쏘카 대표(사진)는 21일 서울 성수동 쏘카 사무실에서 가진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모빌리티 시장의 '희망'을 말했다.

이 대표는 국내 모빌리티 시장의 성장판이 막힐 것이라는 위기감이 감돌고 모빌리티 혁신심리가 바닥을 쳤던 지난 4월, 쏘카 대표로 10년 만에 현업에 복귀했다. 복귀 3개월 만에 네이버 라인을 만든 '첫눈'을 기대하며 커플 앱 개발사 VCNC를 인수했고, VCNC는 신개념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를 꼭 3개월 만에 내놨다. 타다는 '더 빠른 성장'을 위해 공격적인 길을 선택한 이 대표의 '복귀작'이자 쏘카가 걷기 시작한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의 일부다.

타다는 11인승 승합차에 기사가 제공된다. 우버처럼 기사는 승객의 목적지를 알지 못한다. VCNC의 모빌리티 기술력이 이동을 최적화하는 디지털적 편리함을 제공하고, 동시에 '승차감' '친절함' 등의 아날로그적 만족감도 입혔다. 타다는 현행법 시행령의 예외조항까지 파고들었기 때문에 '합법'이지만 일각에서는 타다가 어떤 점에서 혁신이냐고 묻는다. '기사 포함 렌터카'는 렌터카 업체도 제공하는 기존 서비스라는 점에서다.

이 대표는 "혁신은 생각지 못한 기술의 변화도 있지만 기존 시스템을 바꿔서 만들고 새로운 가치를 주는 것"이라면서 "타다 플랫폼은 초기(오픈베타서비스)지만 어떻게 규모있고 빠르게 만들어내는 냐가 중요하고 타다는 혁신의 기본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규모의 경제'를 이루면 사용자가 늘어날 수록 비용이 줄어들고 타다는 사용자에게는 더 나은 편의성, 기사에게는 더 많은 수익을 제공할 수 있는 '모빌리티 생태계'가 조성된다. 이 모빌리티 생태계는 타다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콜밴 등 기존 사업자, 다른 경쟁사도 타다가 물꼬를 튼 플랫폼 기반에 올라탈 수 있도록 열었다. 이른바 '오픈 모빌리티 플랫폼'이고, 이 대표가 말한 '혁신의 시작'인 셈이다. 그는 "보조금, 세제 혜택을 받는 택시보다는 비싼 비용이지만 더 나은 교통, 더 좋은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제 타다는 초기 사용자 입소문을 타면서 지난 18일 기준 호출건이 일주일 전보다 6배 늘기도 했다.

타다가 운전을 할 수 없는 사람을 위한 모빌리티 플랫폼이라면 쏘카는 운전자를 위한 차량공유(카쉐어링) 플랫폼이다. 이 대표는 쏘카를 통해 한국인이 소유한 1800만대 차량을 900만대로 줄이는 것이 파격적인 목표라고 소개했다. 그는 "지금도 쏘카가 줄인 소유 차량이 10만대라고 생각한다"면서 "그 사람들은 쏘카만 있으면 차를 사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량 공유가 사회 표준인 시대가 본격화되면 만성적인 도로 교통 체증, 주차난, 환경오염 등이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특히 모빌리티 기업에 시장 주도권을 뺏길까 신규 서비스가 출시될 때마다 강하게 저항하는 택시와의 '공존'이 가능하다. 이 대표는 "차량공유가 잘되면 잘 될 수록 소유가 줄어들면 택시를 더 타고 렌트카를 더 빌리고 이동하니 더 큰 시장이 열릴 것"이라면서 "사람들이 차를 소유하지 않고 아낀 연 500~600만원의 돈으로 택시 한 번을 더 탈 거고 택시 서비스도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택시와의 상생이 아닌 공존을 언급하는 이유기도 하다.

장기적으로는 이 대표가 포털 다음의 전성기를 이끈 '커뮤니티'를 복원하는 것이 쏘카와 VCNC의 과제다. 이 대표는 "VCNC는 커뮤니티를 만들 줄 아는 팀으로 복원도 가능할 것"이라면서 "어떻게 하나의 커뮤니티를 만들어서 서로의 공유 플랫폼 비용을 줄이고 이익도 내고 재능도 제공하는 또 다른 자산이 될 수 있을까 이것은 저희의 큰 숙제"라고 말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