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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테러 대참사…업계 영향] 해외건설 자금조달 ‘비상’


미국에 대한 동시다발 테러가 발생한 뒤 하루가 지난 12일 국내 건설업체들은 테러에 대한 후유증이 우리나라가 진출한 중동 등 해외건설시장으로 확대될지 여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 국내 건설·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테러사건이 미국 경제뿐만아니라 세계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향후 국내 경제 영향에 따른 부동산 시장 영향을 저울질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최윤기 박사는 “미국 테러사건이 건설산업 등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중”이라며 “금융 혼란, 유가 등 원자재값 상승, 경제 회복에 대한 불투명한 전망 등으로 국내 건설업체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최박사는 “세계경제 중심인 미국의 금융부문 대혼란으로 인해 해외공사의 자금조달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돼 해외건설 수주의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유가 상승 등이 원자재값에 영향을 미쳐 원가상승 요인이 발생해 건설업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최박사는 또 “미국경제의 불황 탈출 가능성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 국내 경제의 투자심리 및 소비심리도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투자심리의 위축은 공장 등 비주거용 건축을 유보하는 현상을 보일 것이고 소비심리의 위축은 모처럼 불어온 아파트 등 부동산 시장을 얼어붙게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해외건설협회도 미국에서 생긴 자살테러 등이 해외건설 시장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해건협은 이번 테러 배후로 중동권 국가가 지목될 경우 우리나라 건설업계가 확보한 중동지역 건설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해건협 정보기획실 최강일 실장은 “중동지역 국가가 배후로 지목될 경우 미국의 보복 등으로 현장 가동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며 “이렇게 될 경우 현장 폐쇄에 따른 근로자 철수가 불가피하고 신규 수주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란이나 리비아 등 우리나라 건설사들이 많이 나가 있는 국가가 배후로 밝혀질 경우 타격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건설·쌍용건설 등 해외 건설업계도 이번 테러가 해외건설시장과 국내 부동산의 해외 마케팅 문제 등에 대한 득실을 저울질하며 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

이들 건설사들은 중동지역에 나가있는 해외지사와 상시 연락체계를 가동하며 현지 분위기를 수시로 점검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중동지역 국가가 배후로 지목될 경우 자사 해외 공사에 큰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며 “비상상황 발생시 즉각 대처할 수 있도록 다양한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일부 건설사들은 이번 테러로 불안을 느낀 미국 현지 교민들이 비교적 안전한 국내 주거용 부동산 구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한 마케팅 전략도 점검해보고 있다.

건설교통부도 이날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중동지역 건설현장의 근로자 안전확보 및 철수 방안 마련과 업체·건교부간 비상연락체계 구축 등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건교부는 중동지역 국가중 미국과의 관계가 좋지 않은 이란과 리비아에서 한국 건설업체가 모두 13건의 공사를 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건교부는 리비아에 시공중인 공사가 10건에 72억1200만달러 규모로 공사잔액규모가 8억6300만달러라고 밝혔다. 리비아에는 우리나라 근로자 665명이 진출해 일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이란에선 모두 3건 16억달러어치의 공사를 시공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근로자 326명이 진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교부 관계자는 “이라크는 미국의 경제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테러 배후로 지목되더라도 별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 해외현장에 나가있는 우리나라 직원들에게 외출을 자제하고 비상연락망 체계를 구축해 상황이 발생하면 바로 연락해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라고 해외 진출 건설사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 poongnue@fnnews.com 정훈식 신선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