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덕의 회계사 중에는 국세청, 금융기관, 대형 회계법인 등에서 경력을 쌓은 베테랑들이 많다. 따라서 현장에 강할뿐 아니라 꼼꼼하게 감사를 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대형 법인에 비해 내세울게 별로 없다며 겸손해하던 진병선 삼덕회계법인 대표가 어렵게 꺼낸 자기 자랑이다. 진대표는 그러나 깐깐한 감사가 고객유치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게 현실이라고 털어놓았다. 감사수수료를 지불하는 기업과 감사를 수행하는 회계법인간에 이해가 상충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깐깐하게 감사한다고 정평이 나있는 법인에 어느 기업이 선뜻 감사를 맡기겠느냐”고 반문했다. 등록번호 1번인 삼덕이 연륜에 비해 규모를 키우지 못한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진대표는 “부실감사로 인해 징계받은 적이 없다는 점을 자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96년 고려시멘트 부도로 소송을 당했지만 최종심에서 완전 승소했다며 앞으로도 “안정적이고 보수적으로 회사를 운영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 98년 수장에 오른 진대표는 3년 임기를 마친후 지난해 재선임됐다. “전문가 조직의 특성상 대표는 권한은 별로 없고 책임만 무거운 자리”라며 “모든 문제를 혼자 처리하지 않고 이사회 토론을 거쳐 결정하는 게 부담을 줄이는 비결”이라고 밝혔다. 실제 삼덕은 위계질서에 의해 운용되는 기업적 특성보다 구성원간 토론과 합의를 기반으로 하는 수평적인 공동체 모습을 가지고 있다. 진대표는 그들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은 것이다. 전체 구성원의 20% 이상이 법인지분을 가진 파트너로, 대부분 40∼50대인 이들은 2본부 16개 감사부를 맡아 운용하고 있다. 진대표는 특별한 안건이 없어도 이들 파트너와 티타임을 가지면서 고객관리와 감사 품질 향상을 위해 많은 토론을 한다고 말했다.
“파트너를 포함한 삼덕의 회계사들은 한명 한명이 다 우수한 프로들로, 대형법인처럼 조직력을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를 하지는 못하지만 탁월할 능력을 갖춰 자본주의 파수꾼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다”고 진대표는 덧붙였다.
젊은 회계사를 많이 받아들여 외형을 키울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에 진대표는 “이들을 교육시키고 자기 책임아래 감사를 할 수 있게 하려면 몇년이 걸릴 지 모른다”며 “솔직히 삼덕의 역량이 거기까진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수습회계사를 대거 수용해 교육하는 빅5법인의 역할을 회계업계가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전문가적 자기계발을 함양할 수 있고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삼덕에 대형법인 출신이나 개인감사반의 입사희망이 줄을 잇고 있다고 자랑했다.
진대표가 회계업계에 뛰어든 것은 지난 78년. 68년 회계사 시험에 합격한 후 국세청에서 10년 가까이 근무한 후였다. 따라서 진대표가 조세전문가로 두각을 보인 것은 당연했다. 그는 70∼80년대 대한상의 세무상담역을 맡았고 94년부터는 8년간 국세청 국세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이 일로 지난해 10월에는 손영래 국세청장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또 지난 93년에는 회계사로서는 최고명예인 공인회계사회 부회장을 지냈다.
지난 83년부터 단전호흡(국선도)을 수련했다는 진대표는 인터뷰 내내 여유롭고 밝은 모습이었다. 진대표는 세상을 긍정적이고 낙관적으로 바라보게 된 것도 단전호흡 덕분이라며 “회계사를 천직으로 여기면서 긍지를 가지고 업무를 수행하게 된 것을 감사한다”고 말했다. 취미는 등산과 골프. 골프는 핸디 12정도.
◇진병선 대표 경력
▲64세
▲전북 익산
▲남성고
▲성균관대 경제학과
▲연세대 경영대학원
▲한국공인회계사회 부회장
▲증권감독원 회계제도 자문위원
▲국세청 국세심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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