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

[강남지역 아파트값 다시 들썩] 개포주공 상승 주도…


“도대체 강남 지역 아파트 가격이 오른다는 겁니까? 내린다는 겁니까?”

강남권 아파트 가격에 관한 언론의 상반된 최근 기사를 접한 시민들의 문의 전화가 줄을 이었다. 하지만 취재 결과 일부 강남권 아파트 가격은 분명히 상승하고 있으며 전반적인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었다. 강남권 아파트 매매?^전세 거래시장 동향을 지난 주말 이 지역 대형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집중 취재했다.

◇강남구,전화 문의 한건 없어도 가격은 ‘들썩’=그동안 서울지역 아파트가격 움직임을 선도했던 강남구 아파트시장은 한달 이상 약보합세였다. 자녀들의 방학이 시작되고 여름 휴가를 앞둔 시점인데도 급매물에 대한 문의조차 거의 없었다는 것이 현지 중개업소들의 전언이다. 하지만 이 지역 아파트값이 오른다는 최근 언론보도에 가격이 오르는 아파트들이 생겨나면서 주변 아파트 값이 함께 움직이고 있다.

지난 6월말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개포주공1단지는 당시 형성됐던 가격을 넘어서 최근 13평형 4억6000만∼4억8000만원,15평형 5억6000만∼5억8000만원의 시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비수기인데다가 가격이 너무 높아 선뜻 매수에 나서는 사람은 없고 매도자도 ‘급할 것 없다’는 입장이라 거래는 많지 않은 상황이다. 이곳 우정공인 김재섭 사장은“1가구1주택 양도세 비과세 요건이 ‘3년 보유’에서 ‘1년 거주 3년 보유’로 강화되면서 이를 피하려는 매물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며 “최근 ‘재건축아파트 가격이 오른다’는 보도후 가격이 강세로 돌아서고 있다”고 말했다.

도곡동 타워팰리스도 최근 이 아파트의 가격이 한달새 1억원이상 올랐다는 보도후 나왔던 매물도 들어가고 인근 도곡동 우성아파트 매물도 회수가 늘고 있다. 얼마전까지만해도 타워팰리스는 68평형은 15억∼17억,우성 45평형은 11억5000만∼13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왔었다. 현지 스피드뱅크 임영이 대표는“항상 공급이 부족한 지역이라 매도자가 부르는 가격이 매매가가 되는 경우가 많다”며 “아파트 값이 오른다는 보도가 나오면 매물을 회수한 뒤 몇 천만원씩 높여 다시 내놓는다”고 말했다.

강남구 재건축 시장의 뜨거운 감자인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그동안 유지됐던 보합세가 최근 일주일 사이에 강세로 돌아서고 있다. 지난 79년 완공돼 재건축 허용연한 강화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호재와 재건축 아파트 가격 강세로 인해 2000만∼3000만원가량 오르고 있다. 인근 성창공인 관계자는“양도세 실거래가 과세 등으로 매물이 부족한 상태에서 갈 곳 없는 유동자금은 많아 강남권은 작은 호재에도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초구,반포는 회복?^서초는 울쌍=서초구는 최근 저밀도 지구인 반포지구를 중심으로 강세다. 하지만 재건축 대상 아파트와 일반 기존 아파트의 가격 동향이 차별화되는 등 재료에 따라 움직임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반포지구는 뚜렷한 강보합세다. 지난 6월말 반포 3,4,5,6 주구가 일제히 조합설립인가를 통과하면서 5?^23 조치 이후 소폭 떨어졌던 매매가격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현지 금호부동산정보의 김휘태 사장은 “ 그동안 가격하락세가 크지 않았고 매수세는 꾸준해 최근 가격이 다시 강세를 돌아섰다”며 “가격 강세의 가장 큰 이유는 매물이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현재 4주구 한신1차 28평형은 7억7000만∼7억8000만원,5주구 주공2단지 18평형은 6억4000만∼6억5000만원선에 거래된다. 반포 3주구의 경우 상가 문제로 지난 7월 중순 조합설립인가가 반려되면서 22평형이 6억5000만원에서 현재 6억1000만∼6억2000만원 선으로 떨어졌다. 반포지구 인근 신반포 일대 역시 꾸준한 매수 문의와 매물 급감으로 강세를 띄고 있다. 한강조망권인데다 상반기 안전진단을 통과한 한신2차 25평은 5?^23 이전보다 3000만∼4000만원 이상 뛴 4억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잠원동,반포동 일대의 아파트는 조합인가를 통과하거나 안전진단을 통과한 아파트가 적지 않아 정부 규제가 별 효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반포동 한산공인 이윤희 실장은 “실수요자가 워낙 많고 매물은 없어 가격은 꾸준히 오르는 편”이라며 “최근에는 양도세 추가 부담분만큼 매도호가가 오르고 있어 거래에 더욱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보다는 기존 아파트가 많은 서초동은 아직 5?^23 조치의 ‘여진’이 남아 있어 거래가 위축되고 가격 회복에 대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서초동 스카이공인 김나영 대표는 “5?^23 조치후 최고 3000만∼4000만원 떨어진 급매물이 나왔을 정도로 시장이위축됐다”며 “일부 급매물을 제외하고는 하락폭이 크지 않지만 아직 침체 분위기가 완전히 해소되진 않았다”고 밝혔다. 여기에 지난 5월 1129가구 규모의 삼성 래미안이 입주한 뒤 전세시장도 크게 위축된 상황이다.

다만 그동안 대치동,도곡동에서 시작된 가격상승이 시차를 두고 서초동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향후 가격과 거래가 활기를 띨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현지 공간공인 송순옥 대표는 “아직은 가격동향을 체크하려는 탐색 문의 수준이나 앞으로 1∼2주간 시장 흐름에 따라 서초동도 등락의 고비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파구,아파트시장 ‘휴가중’=송파구 아파트시장은 휴가철을 맞아 조용하다. 잠실 주공 재건축아파트 1,2,3,4단지 인근에 있는 중개업소는 대부분 ‘휴가중’이라는 안내문이 걸린채 닫혀 있었다. 잠실 재건축 아파트값은 재건축 기대심리로 지난 7월 초부터 2000만∼3000만원 올라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잠실주공 5단지 한일공인 최영순 사장은 “물건도 귀하지만 살사람도 별로 없다”며 “휴가철이기도 하지만 양도세 실거래가 때문에 급매물이 나오지 않고 또 재건축 기대심리로 내놨던 물건도 거둬들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지역 성산공인 고영례 대표는 “5단지는 지난 78년에 지은 아파트라 재건축 기대감이 높다”며 “사려는 사람도 많고 매물이 나오기 무섭게 팔린다”고 말했다.

잠실 4단지의 성창공인 김진영 소장은 “4단지의 경우 추가 부담금 문제로 사업진척이 안되고 있으나 향후 관리처분 진행,동·호수 추첨,일반분양이 이뤄지면 가격은 상승세를 탈 것”이라며 “지금은 물량도 많지 않고 매수세도 뜸해 거래가 잘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락동은 잠실에 비해 가격동향이 비교적 적었다. 가락 시영2차 13평형은 지난 7월초 3억7000만∼3억9000만원선이 한달내 지속되고 있다.

◇강동구,재건축 기대감에 가격 상승 선도=정밀안전진단을 추진하다가 보류되거나 보완 후 재추진 결정을 받은 강동구 고덕동 아파트단지들이 최근 한달간 500만∼1000만원 가량 소폭 상승중이다. 특히 가장 늦게 지어진 7단지도 전평형에서 1000만∼2000만원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지난 5,6월 소폭 하락했던 인근 아파트들도 상승세를 띄고 있다.
삼익그린 1차 25평형은 지난 6월말 2억5500만원에서 최근 2억6000만원으로,고덕동 최고 요지로 꼽히는 신동아 아파트 30평형은 3억8000만원에서 4억원으로 뛰었다.

둔촌동 개성공인의 박요한 사장은 “같은 강남권이지만 잠실,개포,반포 등과 강동구의 재개발 아파트 시세는 차이가 컸는데 최근 좁혀지는 추세”라며 “강남권 유동자금이 높은 녹지율 등 개발 여건이 뒤지지 않고 재건축 가능성이 높은 강동구로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아직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둔촌동 주공2차 22평형이 최근 3500만원이 오른 것을 비롯해 16평형,25평형도 4000만원씩이나 올랐다.

/ jerry@fnnews.com 김종길 박현주 이정선 전용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