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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선사 부산항 이탈 가속]환적화물 실적 사상 첫 감소


외국국적의 선사들이 화물의 환적기지를 부산항에서 중국 주요 항구로 옮기게 된 것은 부산항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더욱이 화물연대 파업이 지속될 경우 세계 2위의 초대형 정기 선사인 엠에스씨와 세계 14위의 컨테이너선사 차이나쉬핑에 이어 다른 선사들의 중국이전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사태가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는 책임을 언론과 경제사회적 구조의 모순으로 돌리고 있다.

◇부산항 이탈 가속화될 듯=해양수산부 고위관계자는 22일 “지난 5월 1차 물류대란 당시에도 화물연대에 의한 선사의 외국 이전은 없었다”며 “지금은 그보다 상황은 좋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대형 선사가 A라는 나라에서 B라는 나라로 옮겨 가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인 것으로 정치·경제·사회 불안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서 발생하게 된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해양부 고위 관계자는 “언론이 가만히 있으면 되는데 문제를 키우려 한다”고 책임을 언론 쪽으로 돌려, 문제의 본질이 어디서 출발했는지 조차도 파악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산지방해양수산청에 따르면 환적화물은 부산항 전체 물동량의 41%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큰 부문이다. 지난 4월까지 매월 평균 27%를 기록하던 부산항 환적화물의 증가율이 5월 이후 12%에서 1%로 크게 둔화되면서 컨테이너 처리량 세계 3위였던 부산항의 위상도 크게 추락했다.

이같은 상황은 더욱 악화돼 지난달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9% 가량 감소했다. 이에대해 해양수산부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지난 21일 “환적화물을 취급한 이후 최초”라고 밝혔다.

이같은 추세는 지난 5월 화물연대의 운송거부 이후 나타난 것으로 화물연대의 운송거부를 조기에 수습하지 않을 경우 문제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경쟁항만 정보수집시스템 확대·강화해야=해양부 건물 17층 동북아물류기획단이 주로 다루고 있는 것은 현 정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동북아물류중심국가 건설을 위한 이론제공과 정책수립이다.

물류전문가들은 동북아물류국가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정보를 가공할 1차 자료의 수집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정보를 수집해야만이 상대 국가와 대응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해양부는 경쟁국인 중국에 고작 1명의 과장급 공원만을 파견하고 있어 동북아물류중심국가 건설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인 중국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느냐 라는 의문을 갖게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경쟁국인 우리나라에 관계 공무원을 비롯 준 공무원까지 10여명을 파견해 놓은 것에 비하면 턱 없이 부족한 숫자인 셈이다. 현실을 적기에 파악해 대응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크게 그려낼 인적 자원의 육성정책에 커다란 구멍이 난 셈이다.

한편, 해양부 관계자는 “오늘과 같은 파업사태는 지난 2000∼2001년에 포항제철이 원가절감 차원에서 경쟁입찰제를 도입, 물류비를 절감한다며 수송부문에 대한 비용을 삭감했거나 동결했기 때문”이라며 “시장원리가 작동하지 않는 경제·사회체제가 단체행동으로 연결됐다”고 책임의 화살을 돌렸다.

/ jongilk@fnnews.com 김종일기자